미국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4분기 미경제성장률이 2.4분기(5.6%)의 절반도 채 안되는 2.7%로 크게 떨어진데다 이같이 부진한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미경제 성장률이 3%대로 둔화,연착륙에 성공하기를 기대해 왔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미경제 성장률이 2%대로 급락하자 세계경제 회복세가 꺾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이 기간중 미국기업들의 설비투자증가율이 크게 낮아져 이같은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3.4분기중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6.9%로 2.4분기(14.6%)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컴퓨터 등 정보기술(IT)관련 투자가 줄어든데다 경기하강을 염두에 둔 기업들이 서둘러 투자규모를 축소조정한 탓이다.

이때문에 10년 장기호황의 원동력이었던 IT분야의 성장엔진이 꺼질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의 직접적인 배경이었던 IT투자의 위축은 생산성향상 속도를 늦춰 "기업실적 둔화->성장둔화 가속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관련,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반 동안 미경제가 계속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있다.

다행히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소비의 증가율은 2.4분기(3.1%)보다 높은 4.5%를 기록,경기가 더 급랭하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경기둔화세가 예상외로 강한 지금 민간소비까지 앞으로 부진할 경우 미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질수도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3.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3.5%내외)를 크게 밑돌자 미경제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문에 경기과열방지를 위해 그동안 6차례나 금리를 올렸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번에는 경착륙을 막기위해 금리인하로 정책의 방향을 틀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FRB가 인플레를 가늠하는 주요지수로 활용하고 있는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이 3.4분기에 2%를 기록,2.4분기(2.4%)보다 낮아진 것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엿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빠르면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열리는 12월19일에 금리가 인하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