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승자는 타이거 우즈(25·미국)가 아니었다.

1라운드 공동선두,3라운드에선 선두에 2타 뒤졌지만 그의 ''저력''으로 볼 때 우즈의 우승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챔피언은 프로 15년차인 더피 월도프(38·미국)였다.

미국 PGA투어 내셔널카렌탈클래식(총상금 3백만달러)은 ''골프는 결코 우즈의 1인 천하가 아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30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 월트디즈니리조트 매그놀리아코스(파72)에서 끝난 대회의 주인공은 우즈도,그와 맞대결을 벌인 1∼3라운드 선두 스티브 플레시도 아니었다.

최종일 신들린 듯한 샷으로 10언더파 62타(30·32)를 치며 솟구친 월도프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6타나 뒤졌던 월도프는 이날 첫 7개홀에서 버디 6개를 잡는 등 보기없이 버디 10개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특히 최종홀에서 3.6m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사흘 내내 선두였던 플레시를 1타차로 제치고 대역전극을 이끌어냈다.

월도프의 4라운드 합계 스코어는 26언더파 2백62타.

지난 92년 존 휴스턴이 세운 대회 최저타수와 타이기록이다.

또 그가 마지막날 기록한 62타는 생애 베스트스코어이며 올 시즌 미 PGA투어 최종일 스코어로 가장 좋은 것이었다.

시즌 첫승,통산 4승째이며 우승상금은 54만달러(약 6억원).

이날 관심의 초점은 우즈.

6주 만에 투어에 복귀,4연승과 함께 시즌 10승째를 노렸던 우즈는 그러나 최종일 3퍼팅을 두번씩이나 한 끝에 3언더파 69타(버디 4개,보기 1개)를 치는 데 그쳤다.

합계 23언더파 2백65타로 3위.우즈는 선두와 2타 간격을 보인 3라운드 직후 "이 코스에서는 누구나 62타를 칠 수 있다"고 말하며 은근히 자신이 최종일 승자가 될 것임을 시사했으나 그 주인공은 월도프가 되고 말았다.

우즈는 6번홀(파3)에서 3퍼팅(10.5m 거리)으로 1백10번째홀만에 첫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43라운드 연속 이븐파 이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 올해 18개 대회에 출전,13개 대회에서 ''톱3''내에 들었다.

우즈는 20만4천달러를 보태 총상금이 8백49만8백21달러가 됐다.

플레시는 이날 마지막홀에서 연장에 돌입할 수 있는 2.1m 버디기회를 놓쳐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