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재경위 소속 여야의원들은 예보의 부실운영, 제일은행의 무리한 풋백옵션 계약 등을 집중 질타한 후 기능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의원들은 또 류시열 전 제일은행장 등 증인 5명과 김진만 한빛은행장 등 참고인 5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경영부실 책임을 강하게 추궁했다.

◆ 부진한 공적자금 회수 =여야의원들은 "공적자금 67조5천억원 가운데 불과 13%인 8조5천4백98억원만 회수됐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김태식 장영신 의원은 "예보 능력을 감안할 경우 2차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오는 2001년 2월까지 공적자금 10조원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한나라당 나오연 안택수 의원은 "지난 98년7월 기금채권을 발행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추가 이자부담이 2조원대에 달했다"며 업무태만과 무책임을 따졌다.

◆ 금감원의 들러리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최고 의결기구라고 할 수 있는 운영위원회가 지난 1년동안 단 3회 열릴 정도로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따졌고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은 "안건 대부분을 재경부와 금감위가 결정하고 예보는 회계장부나 정리하는 들러리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공적자금 투입과정에서 예보는 출납기관에 불과하다"며 "본연의 기능을 되찾기 위해선 부실기업에 대한 예보와 금감원의 교차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제일은행 헐값매각 =한나라당 김동욱 서정화 의원은 "제일은행에 15조8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앞으로 풋백옵션에 의해 1조∼2조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돼 최악의 해외매각"이라며 류시열 전 은행장을 몰아붙였다.

같은 당 나오연 의원도 "''돈 먹는 하마''가 돼버린 제일은행의 헐값매각은 금융구조조정의 대표적 실패 사례"라며 "매각 결정을 누가 내린 것인지 밝히라"고 추궁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