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을 넘어 제2의 벤처 전성기를 만들자"

지난달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을 위해 각국의 정상들이 서울을 찾았다.

이들 가운데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인 사람은 주룽지 중국 총리.

그는 한국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업체의 중국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등 호의적인 발언으로 중국진출을 꿈꾸는 한국 벤처기업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다.

실제 한국의 벤처산업의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논할 때마다 "중국시장 개척"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선 내수보다는 수출과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중국은 희망의 대륙으로 다가오고 있다.

<> 벤처기업이 선봉에 선다 =중국시장 진출의 선봉으로는 CDMA 관련 업체들을 꼽을 수 있다.

세원텔레콤은 중국 휴대폰 업체인 동방통신(Eastcom)과 내년말까지 55만대의 유럽형(GSM) 단말기를 수출키로 계약을 맺었다.

아울러 텔슨전자 와이드텔레콤 등 다른 휴대폰 단말기 업체들도 주룽지 특수가 기대되고 있다.

무선 이동통신 장비업체인 케이엠더블유도 유럽의 대형 통신회사와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곧 중국에 현지법인도 설립할 예정.

부엌가구업체들의 행보도 활발하다.

동양토탈은 중국의 주안퍼니처가 수주한 인테리어 금액의 5%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한샘이 베이징 공장을 준공하면서 중국시장 개척의 물꼬를 텄다.

에넥스는 중국 대리점을 지난해말 15개에서 올 연말까지 40개로 늘리기로 했다.

상장되지 않은 벤처들도 마찬가지.

<>중국 심양에 애니메이션 제작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엔웍스 <>환경친화적인 무기도료로 올해 1백50만달러 규모의 중국 수출이 기대되는 세라켐 <>베이징에 콜센터를 짓기로 한 오마이러브 <>베이징 현지법인인 "카드차이나"를 설립한 인터카드넷 등이 주목을 받으며 중국 본토에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 벤처캐피털도 나선다 =KTB네트워크는 최근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곧 베이징에도 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특히 KTB네트워크는 중국 업체들은 물론 북한의 정보통신 관련 업체들에 대한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TG벤처의 홍콩 현지법인인 TG벤처아시아도 중국 하이테크펀드투자사(CHF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국 업체 발굴을 본격화했다.

전통적으로 해외진출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온 삼성물산 골든게이트 벤처투자팀도 SL시스템즈 인포뱅크 등의 중국시장 진입을 활발히 지원하면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밖에 무한기술투자 UTC벤처 아주기술투자 등의 다른 벤처캐피털들도 착실한 준비를 끝내고 중국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