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 민주당 국회의원 cma2000@polcom.co,kr >

며칠전 한 일간지에 실린 독자투고란의 글을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

우리사회의 정신적 건강성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했다.

지방의 한 주민이 길에 껌을 뱉다가 의경에게 적발됐다.

의경은 북한에 줄 쌀 구입 기금이 부족해서 범칙금을 걷는다고 했다며 어떻게 서민 호주머니를 털어 북한을 돕느냐는 터무니 없는 내용이었다.

내가 이 얘기를 어떤 분에게 걱정스럽게 말했더니,그 분은 남부의 어느 지방 도시에선 북한 돕기 기금조성을 위한 트럭 2대 분량의 교통범칙금 징수용지가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유언비어도 들어보았다고 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교통위반 범칙금은 일반세입에 편입돼 국고에 들어가고 예산편성때에 국회 심의를 받는 것이어서 북한돕기 기금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또 금년도 범칙금 실태를 보면 교통경찰은 과거처럼 ''단속위주''의 교통범칙금 발부를 남발하지 않는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남북 화해가 필요하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왜 이같은 터무니없는 유언비어가 나도는 것일까.

남북 화해는 남북한간의 긴장을 해소하여 평화체제로 바꾸는 길이다.

그것은 우리가 원치 않는 한민족간의 전쟁 억지 효과를 가져다 준다.

우리 아들들을 전쟁터에 내보내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기근으로 우리는 1억달러어치의 식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정권의 지원규모인 2억3천만달러에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액수인데도 ''무조건 퍼주기만 한다''고 비방을 한다면 남북 화해는 요원하다.

최근 경제 위기감 때문에 남북 화해 비용에 대한 불만이 생겨 "경제는 경제고 남북문제는 남북문제다.

이제 북한 그만 챙겨주고 경제 좀 챙겨라"하는 시중의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안정적인 남북관계가 조성되어야 경제문제도 잘 풀릴 수 있다.

우리처럼 외채의존이 높은 국가의 경제 부양은 외국인 투자확대에 달려 있다.

국경없이 넘나드는 외국 돈을 투자시키려면 한반도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만한 평화유지비용도 마다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