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29)과 실내악단 세종 솔로이스츠.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본격적인 데뷔무대에서 세계 음악계를 긴장시킬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점 △''신동''에서 ''거장''으로,''신생'' 실내악단에서 ''권위''있는 악단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점 △모두 줄리아드 음대의 강효 교수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는 점 등이다.

이들이 호흡을 맞추면 뭔가 신선하고 활력넘치는 무대가 만들어질 것 같다.

실제로 1997년과 99년 미국 아스펜음악제에서 협연을 펼쳐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이들이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찾는다.

길 샤함은 세번째,세종은 두번째 갖는 내한 연주회다.

프로그램은 비발디 ''사계''''두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사단조'',베베른 ''느린 악장'' 등.

이중 ''사계''는 길 샤함이 미국 오르페우스챔버(1993년·도이치그라모폰)와 녹음한 바 있다.

길 샤함은 막심 벤게로프,바딤 레핀과 함께 ''신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삼총사''로 불린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열정적인 연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벤게로프에 비해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로 객석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아티스트다.

"낙천적인 활긋기,낭랑한 음색,두터운 음량의 왼손 피치카토가 특징"(음악 칼럼니스트 이재준)이라고 한다.

그는 하이페츠 오이스트라흐 펄만 등으로 이어지는 유태계 바이올린의 풍부한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펄만과의 인연은 유명한 에피소드.

1989년 런던 심포니와 협연하려던 펄만이 몸에 이상이 생겨 무대에 오르지 못하자 샤함이 ''대타''로 나서게 됐다.

사흘 동안 6개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마라톤 연주회를 18세의 샤함이 훌륭히 마치자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펄만을 연상시키는 연주스타일과 수려한 용모도 새로운 스타의 출현을 알리는 전주곡이 됐다.

세종솔로이스츠는 도로시 딜레이와 함께 줄리아드 음대의 명교수로 손꼽히는 강효씨가 95년 창단한 실내악단.

한국 미국 독일 호주 일본 등 세계 7개국 15명의 줄리아드 출신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다.

95년 뉴욕 링컨센터 데뷔공연에서 ''화려한 음색과 정교한 앙상블''로 호평받은 이 악단은 97년에는 미 아스펜음악제를 대표하는 실내악단으로 선정됐다.

아마데우스 현악4중주단,클리블랜드 4중주단,줄리아드 4중주단 등이 역임한 자리를 창단 3년을 맞은 신생 실내악단이 차지한 것이다.

''세종''이란 이니셜을 달고 있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는 악단이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바이올린의 백주영과 이세영,두명의 한국 출신 단원이 함께 온다.

(02)580-1300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