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처음인 높이 15?의 입체(3D)형 옥외광고물이었다.
반짝이는 불빛을 발산하는 중앙의 대형 휴대폰은 좌우로 돌아가면서 시간과 온도를 알려준다.
파리시내의 최첨단 옥외 광고물이어선지 지나가는 행인들은 이 광고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삼성전자가 이곳에 광고판을 설치한 이유는 하루 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람들뿐만 아니라 파리를 찾는 수많은 해외관광객들에게 삼성휴대폰을 홍보하자는 것이다.
그날 저녁 삼성은 광장 한가운데 가건물을 설치하고 기념리셉션을 가졌다.
초청장없이 행사장에 들어가려고 하던 사람들은 입구의 건장한 경비원에 의해 정중히 제지됐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프랑스 이동통신시장에서 단일품목으로 1억6천만달러어치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제품을 저가품으로 취급하는 프랑스시장에서 삼성휴대폰은 최고급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 제품이 프랑스에서 고급품으로 인정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삼성의 이같은 결과는 지난 수년간의 효과적인 현지광고와 홍보 덕이다.
2년전 삼성은 고급 디지털제품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백남준 예술작품을 미래형 컨셉트제품에 연결한 이색적인 기업 홍보전을 개최했다.
문화수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하는 프랑스인들의 습성을 겨냥한 행사였다.
또 지난해 MP3 출시 행사때는 인기 연예인들이 모이는 최고급 디스코텍에서 테크노뮤직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이를 전세계에 인터넷으로 중계했다.
Y세대들에게 디지털브랜드의 이미지를 심어 주자는 목적에서였다.
이날 저녁 리셉션장에 들어가지 못한 파리사람들의 얼굴에는 서운한 빛이 감돌았다.
그러나 이 리셉션은 삼성이 ''아무에게나 미소를 보내는 값싼 브랜드''가 아니란 것을 보여줬다.
오랜만에 프랑스에서 목격한 우리기업의 자신감이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