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를 주도하던 인터넷 닷컴 기업들의 주가폭락으로 "닷컴기업의 위기"또는 "닷컴기업의 존폐"까지도 거론되는 인터넷 불황기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실상 인터넷 닷컴기업의 진화과정을 이해하고 나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은 특별히 위기라고 표현할 수 없는 당연한 것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 닷컴기업은 일반적으로 진입기, 성장기, 조정기, 성숙기의 4가지 진화과정을 거친다.

진입기에 있는 기업들은 초기 다수의 회원확보를 통한 커뮤니티 창출에 주력하게 된다.

다음 성장 단계에는 만들어 놓은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고객이 원하는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 충성스런 고객과의 밀접한 관계형성을 통해 매출을 신장하게 된다.

조정기에 이르면 매출의 신장뿐만 아니라 기업활동의 본연의 목표인 수익창출이 중요시된다.

이 때가 되면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없는 기업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당하게 되고 경쟁력이 없는 기업들은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조정기를 지난 기업들이 마지막 성숙단계에 이르면 다른 기업들과의 활발한 제휴나 연합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주력하게 된다.

"닷컴기업의 위기"로 몰고온 현상은 초기 진입단계 닷컴기업의 모습이 인터넷 기업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했던 기업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인터넷 기업은 전통적인 기업과는 달리 매출이나 수익이 중요시 되지 않는 차별화된 비즈니스라고 생각했던 닷컴기업 CEO들이 많다.

닷컴기업의 진화과정을 이해하고 과정별로 진행되는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시도가 늦은 것이다.

지금 인터넷 닷컴기업들은 지난날 벤처과열의 후유증으로 생존터널을 지나는 중이라고 한다.

조정기의 수익모델보다 더욱 냉혹한 생존모델이 요구되어 지는 것이다.

이러한 생존모델로 기업인수합병인 M&A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다.

코스닥에 등록하여 부를 창출해 보겠다는 벤처드림에서 벗어나 살아남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M&A는 항상 상대기업과 함께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처해진 환경과 이해관계 때문에 성공에 이르는 길이 쉽지가 않다.

일반적으로 M&A에 성공한 기업들의 유형을 보면 기업동맹-전략적 제휴-M&A의 3단계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그것은 남녀과 서로 만나 결혼에 이르는 과정, 즉 연애기-약혼기-결혼기와도 흡사하다.

먼저 기업동맹은 연애기로서 공동 마케팅, 공동기술개발, 공동해외진출 등 공동사업에 참여하므로서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기업동맹을 통해 친숙해진 기업들은 상호의 장점을 연결하고 단점을 보완함으로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적 제휴(약혼기)를 선택하게 된다.

이 때는 지분참여와 이익공유 등을 통한 상호보완적 비즈니스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기업끼리 필요에 따라 지분 인수 및 합병 그리고 경영에 참여하는 M&A(결혼기)에 접어들게 된다.

이러한 M&A는 상대방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는 우호적 결합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동종업종끼리의 결합인 수평적인 결합과 이종업종끼리의 결합인 다각적 결합 등 다양한 결합의 모습과 동기가 존재하게 된다.

실제로 결혼에 성공한 부부라 할지라도,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제일 필요한 것은 배우자에 대한 끊임없는 배려이듯이 M&A 후 양자의 결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기업의 인력 안정화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M&A는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인이 결혼에 이르듯 인터넷 닷컴기업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기 위한 건전한 노력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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