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선정작업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고합은 회생, 동아건설은 퇴출로 결정됐다.

반면 현대건설 쌍용양회 진도 등은 아직 생존의 갈림길에 선 상태다.

채권단은 2일까지 이견을 조율, 퇴출대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은 20여개에 이르고 있다.

◆ 현대건설 쌍용양회 진도가 최대 관건 =동아건설 현대건설 쌍용양회 고합 진도 등 ''빅5''중 현재 채권단의 판정이 확정된 곳은 동아건설과 고합 2개 업체다.

동아건설은 지난달 30일 채권단의 워크아웃 중단으로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갔다.

사실상 퇴출이 결정된 셈이다.

고합은 채권단 서면결의 결과 현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계속 추진하자는 쪽이 75%를 넘어 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

김종욱 한빛은행 상무는 "고합은 신규자금지원 부담이 없기 때문에 워크아웃작업을 계속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기업중 현대건설과 쌍용양회 진도의 향방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외환은행은 2일께 신용위험평가협의회를 열고 현대건설 처리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을 ''자구노력을 통해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2등급)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또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의 추가자구노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법정관리 등 퇴출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

쌍용양회는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과 산업은행이 출자전환 등을 통해 회생시킨다는 입장이다.

회생에 필요한 75%의 채권단 찬성도 확보했다고 조흥은행은 밝혔다.

그러나 쌍용그룹 전체의 금융권 부채가 3조5천억원 규모인데 양회의 3천5백억원 외자유치만으로 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또 양회가 당초 약속한대로 쌍용정보통신 지분을 팔아 1조원을 마련할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도 여전하다.

일부에선 정보통신 매각을 조건으로 회생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에대해 홍칠선 조흥은행 상무는 "조만간 협의회를 열고 회생가능성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진도는 해외매각이 추진된다는 점 때문에 뒤늦게 부실기업판정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관심은 여전하다.

서울은행은 진도의 컨테이너사업부문을 해외에 매각하려고 추진중이나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대기업중 하나인 갑을과 갑을방적은 채권단 서면결의에서 모두 75%미만의 찬성률을 기록해 회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집트와 우즈베키스탄에서 운영중인 방적공장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두 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회생시킬 전망이다.

◆ 진통 왜 나오나 =채권단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기업은 이밖에 20여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과 다른 채권금융기관간 여신규모의 차이, 담보와 무담보 비율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퇴출되더라도 부담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금융기관은 판정작업을 엄격히 할 것을 요구한 반면 부담이 큰 금융기관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 주거래기업중 7~8개 기업에 대해 채권단간 이견을 해소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약 20여개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난항을 겪고 있는 기업중에서 역시 현대건설과 쌍용양회의 운명이 가장 큰 관심사"라며 "정부 기대대로 3일께 일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