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R&B음악의 "디바" 박정현과 가요계의 "수퍼특공대" 긱스가 각각 3집과 2집 앨범을 발표했다.

이들은 댄스가요 열풍에도 아랑곳 않고 독특한 색깔과 탁월한 음악성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98년 데뷔앨범 "피스"(Peace)에서 임재범과 함께 부른 "사랑보다 깊은 상처"로 주목받았던 박정현은 1년반 만에 3집 "내츄럴리"(Naturally)를 내놓았다.

앨범의 타이틀처럼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고 소탈한 느낌을 준다.

1,2집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테크닉을 절제하고 안정되면서도 편안한 창법을 구사했다.

수록곡들도 R&B 일색에서 벗어나 펑키리듬의 디스코를 비롯해 팝스타일의 록,퓨전음악에 이르기까지 훨씬 다양해졌다.

타이틀곡 "유 민 에브리씽 투 미"는 깔끔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R&B 스타일 곡.박정현 특유의 고난도 바이브레이션이 돋보인다.

"거짓말처럼"은 그가 작곡한 노래의 멜로디를 인터넷상에 공개하고 여기에 맞는 가사를 공모해 만든 곡.국내 가요계에서 유례가 없는 시도였지만 공모작이 1만여편에 달할 정도로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 유희열의 세련된 감성을 느껴지는 가사에 클래시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아무말도,아무것도",그가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록 창법을 사용한 "힘내!!!",오케스트라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이뤄진 "지금은 아무것도 아냐"등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세대를 초월하는 호화멤버로 화제를 뿌렸던 긱스(GIGS)는 2집 "긱스02"를 선보였다.

멤버 중 한상원과 정원영은 국내 최고의 세션맨이자 버클리 음대 동기생.역시 유학파인 강호정(건반)은 실험적인 영화음악으로 관심을 끌었다.

1982년생인 막내 정재일(베이스)과 이상민(드럼)은 서울재즈아카데미 동기로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패닉의 이적이 합류하며 긱스가 탄생했다.

1집에서 펑크 블루스 록을 넘나드는 경쾌한 음악을 보여줬던 긱스는 폭발적이면서도 장난기 넘치는 라이브 무대로 마니아들로부터 광적인 사랑을 받았다.

라이브만을 고집했지만 "랄랄라""챔프""노올자"등 1집 수록곡들은 당당히 가요차트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록이 바탕이 된 펑크"를 시도한 2집은 멤버 각각의 개성과 팀의 색깔이 조화를 이뤄 유쾌한 느낌을 준다.

타이틀곡 "짝사랑"은 펑크리듬 위에 경쾌한 연주를 입혀 듣기 편하다.

소울 발라드 "축복",왁자지껄한 축제의 느낌을 살린 "동네 음악대",파격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더 리얼 맨"등도 긱스만이 개성이 넘친다.

마지막곡 "가자!"는 이들의 역동적인 음악세계가 잘 드러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