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母)회사로부터 독립해 세계최강의 생산 프로집단을 만든다''

일본 소니가 13개의 일본공장들을 독립시켜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획기적인 공장운영전략을 수립해 주목을 끌고 있다.

소니는 최근 국내 13곳의 생산거점을 통합,''소니 EMCS AV/IT''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1일이면 연간 매출 1조5백억엔에 종업원 1만2천명의 거대 공장기업이 탄생한다.

이 공장기업은 부품개발에서 상품설계와 생산은 물론 물류및 애프터서비스까지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소니뿐 아니라 전세계 어느 기업으로부터도 제품생산을 수주하는 ''생산전문 공장''으로 변신시킨다는 전략이다.

통합될 13곳중 기둥 역할을 할 공장은 핸디캠(비디오카메라)과 플레이스테이션(가정용 게임기)등 소니의 주력제품을 생산하는 고다공장.소니의 자회사이긴 하지만 사실상 독립된 공장이나 다름없다.

오래전부터 다른기업들의 제품을 하청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의 올해 매출예상치는 5천억엔.2년전에 비하면 2배 이상으로 불어난 액수다.

반면 소니의 지난 2년간 전체 매출은 연간 5.8% 증가에 그쳤다.

고다공장의 매출증가율이 어느정도 ''고속''인지 짐작된다.

고다공장의 첫째 경쟁력은 부품을 자체개발한다는 점.

덕분에 공급업체에서 부품을 사들여 조립만 할 경우 2천엔 이하로 낮추기 불가능한 비디오카메라 제어부품의 가격을 자체개발을 통해 1천엔 아래로 만들어내고 있다.

공장안에서 수리까지 해결하는 1백70명의 전임부대는 기술개발부서로부터 독립돼 있다.

고장수리를 통해 제품의 약점과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를 파악해 기술개발정보로 활용하고 있다.

소니는 신설될 소니EMCS 산하에 13개 공장을 두고 각 공장을 고다공장처럼 운영할 계획이다.

소니 본사의 고니타케 사장은 공장독립화 전략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대량의 정보가 네트워크를 타고 돌아다니는 인터넷 시대의 상품개발은 뭣보다도 스피드가 생명이다.시장의 스피드를 감당하기 위해선 이제 공장은 어떤 신제품이라도 양산할수 있는 다기능공장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소니는 현재 세계 70개 생산거점을 55개로 줄이고 전체 17만명중 10%의 인원을 감축하는 개혁을 진행중이다.

소니의 전세계 생산능력은 과잉상태이나 바이오,핸디캠 등 히트상품은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세계 생산공장이 고다공장같은 다기능공장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생산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소니의 판단이다.

요즘 일본은 ''제조강국이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에 시달리고 있다.

연구개발에서는 미국에 눌리고,원가에서는 중국에 뒤처졌다.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소니는 ''공장의 독립화''전략을 쓰고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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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21세기형 공장조건>

1.타사로부터의 하청생산으로도 살아남는 코스트 경쟁력
2.기계설비도 자체 제작,판매할 정도의 생산기술력
3.타사에 없는 부품과 기술을 만들어내는 개발력
4.빈번한 모델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납기 단축력
5.고객의 목소리를 생산현장까지 연결시키는 마케팅력
6."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지속적인 개선력
7.독립기업으로도 생존할수 있는 재무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