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처리방향을 발표한 직후 곳곳에서 시비가 일고 있다.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밟고 있던 13개 업체 중 우성건설과 일성건설 등 7개 업체를 청산시키겠다고 발표한데 대해 서울지법 파산부는 "법정관리의 중단여부는 법원의 고유 권한으로 이번 정부와 채권단의 발표는 법원과 전혀 합의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산부의 한 판사는 일부 특정 업체를 거명하면서 채권단의 청산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청산대상으로 분류된 삼익건설은 발표 즉시 "지난 98년 11월 이후 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를 받아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라며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도 화의를 취소할 계획이 없음을 확인해 줬다"고 정정을 요구했다.

역시 청산대상으로 분류된 일성건설도 금융감독위원회를 대상으로 법적 소소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부실규모가 큰 대기업은 살아난 반면 회생의 길에 접어든 중소업체를 망하게 하는 채권단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쌍용양회와 한 묶음으로 판정이 유보됐던 쌍용건설과 남광토건 역시 "쌍용양회와는 지급보증 관계가 끊어졌고 이번 발표에서 회생으로 분류됐지만 쌍용양회와 함께 기타(조건부회생)업체로 오인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삼성상용차 노조도 "채권단이 매각대상도 아닌 청산 대상으로 분류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대구지역 경제를 파탄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