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고 이동전화업체들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IS-95C 서비스가 시작된 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개점휴업''상태다.

이에 따라 종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휴대폰 무선인터넷의 다양한 서비스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했던 소비자들의 불만만 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등 이동전화 회사들은 지난달부터 IS-95C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한통프리텔은 지난달 1일 세계 최초로 IS-95C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대규모 시연회 행사까지 가졌으나 가입자는 전무한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비스에 필수적인 단말기 공급이 안돼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통프리텔측도 "당초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10월부터 IS-95C용 휴대폰을 공급키로 했으나 일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의 주장은 다르다.

LG전자 관계자는 "서비스 사업자들이 일정을 무리하게 10월로 맞춰놓고 단말기를 공급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개발일정상 10월 공급은 당초부터 무리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마케팅팀 직원도 "단말기 보조금 폐지로 휴대폰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제조업체들로선 개발일정을 굳이 앞당길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서비스 사업자들이 서로간의 경쟁을 의식,타사보다 먼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으려는 과잉경쟁에서 이같은 결과가 빚어졌다는 게 제조업체들의 설명이다.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개발일정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빨라야 이달 중순께 IS-95C용 휴대폰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LG전자도 연말께나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특히 IS-95C용 단말기는 액정화면이 컬러이고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 여기에 맞는 배터리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텔레콤과 한통프리텔은 서울 수도권 지역의 이동전화망 장비를 대부분 IS-95C용으로 교체한 상태다.

여기에 투자된 돈이 회사별로 4천8백억∼5천억원에 이른다.

LG텔레콤의 경우 이보다 적은 2천억원을 투입해 장비를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순전히 경쟁의식 때문에 당장 서비스하지도 않을 사업에 수천억원의 돈을 쏟아부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IS-95C 서비스는 내년초에나 본격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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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IS-95C=휴대폰으로 지금보다 두배정도 빠른 최고 1백44Kbps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동영상까지 전송이 가능해 동기식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의 초기서비스(cdma2000-1x)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