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저장단위는 0과 1이라는 2개의 비트다.

8비트(예:01010101)가 1바이트고 다음은 킬로 메가 기가 테라 페타 엑사 바이트의 순이다.

정확하게는 한 단위당 2의 10제곱,즉 1천24배씩 늘어나는 것이지만 보통 알기 쉽게 1천배씩으로 계산한다.

1메가는 1백만바이트, 1엑사는 10억 기가바이트라는 식이다.

미국 버클리대학 정보관리시스템 스쿨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5엑사바이트의 정보가 생산됐다고 한다.

지난 30만년동안 지구상에서 만들어진 총정보량이 12엑사바이트라는 발표를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당분간은 매년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정보폭증이 과연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 걸까.

미국의 미디어연구가 데이비드 솅크는 ''데이터 스모그''(민음사)라는 책에서 디지털시대의 정보과잉이 일종의 스모그현상을 일으켜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고 정신적 물리적 건강까지 해친다고 주장한다.

정보과잉은 정보중독을 낳고 정보중독은 생각과 가치판단력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사람들이 정보전쟁에서 뒤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쓸데없이 인터넷을 헤매고 그 결과 소화불량 어깨결림 수면장애 시력약화에 시달린다.

또 내용보다 속도, 의미보다 이미지에 매달리다 논리적 사고와 주의력을 잃고 혼란스러워한다.

솅크는 따라서 이대로 가면 인간이 기계의 노예가 될 수 있다며 인터넷검색 대신 책을 읽고 파편화된 뉴스는 무시하는 등 정보 다이어트를 단행하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기술 내지 매체가 보급될 때마다 인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분홍색과 회색으로 갈라졌다.

마당놀이 부족으로 머리만 큰 괴물이 될지 모른다던 텔레비전 확산 초기 우려와 달리 인류는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운동으로 보다 늘씬한 체격을 지니게 됐다.

데이터스모그가 우리를 엉터리전문가로 가득찬 우울한 세상에 가둘지,밝고 투명한 세계로 이끌어낼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빅토르 위고의 말이 새삼스런 때다. ''망원경이 끝나는 곳에서 현미경이 시작된다.

둘중 어느것이 보다 넓은 광경을 보여주는지 누가 말할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