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는 6일 동방금고 사건과 관련,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 등 주요 증인들을 불러 불법대출 경위및 정.관계 로비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정 사장 등 핵심증인 5명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장에 출석하지 않아 정무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출석시켰다.

증인 신문에서 정현준 사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정.관계 커넥션 의혹에 대해 "사설펀드에 가입한 정치인은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정 사장은 "이경자 부회장이 권노갑 민주당 최고위원과 김홍일 의원, 금감원장 부원장, 검찰 관계자 등 고위층 인사를 알고 있다는 말을 했으며 이를 경찰조사과정에서 진술했다"고 주장, 이 부회장이 정치권및 금감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남겨뒀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정 사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전면 부인했다.

또 금융감독원에 주식.현금을 상납하는 등 로비를 편데 대해 핵심증인들은 "이 부회장 지시로 3억5천만원을 송금하고 10억원을 줬다"(정 사장), "유조웅 동방금고 대표이사가 10억원을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이 부회장), "직접 로비를 부탁하지 않았다"(장성환 유일반도체 사장)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 정.관계 커넥션 의혹

-6개 사설펀드로 모집한 6백35명 가운데 ''KKK'' 등 정.관계 인사는 없나.

"10억∼40억원대 큰 돈은 이경자 부회장이 끌어왔고 소액은 친구나 지인, 친척들 것이다.

정치인은 없다.

말단 공무원과 언론인 10명이 있다" (정 사장)

-이경자 부회장이 고위층을 많이 안다고 얘기했다는데.

"권노갑 민주당 최고위원과 김홍일 의원은 들어봤으나 김옥두 의원과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들은 적 없다" (정 사장)

"정현준 사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경자 부회장)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창정보통신 사설펀드에 금감원 정치인 금융기관 관계자가 다수 들어 있다고 말했다는데.

"오보다.

언론에 정치권 이름을 얘기한 적은 없다" (정 사장)

-이경자 부회장을 통해 로비를 부탁했는가.

"유일반도체와 관련해 부탁했으나 정치인은 아니고 금감원 간부들이었다" (정 사장)

-이 부회장이 거론한 류진걸 평창건설 부회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친분관계가 있고 새정치국민회의 지역발전특위 부위원장을 지낸 것을 아는가.

"여당 당직은 몰랐고 홍업씨와 친분관계는 술집에서 들었다" (정 사장)

"류준걸 대표는 알지만 류진걸 부회장은 모른다" (이 부회장)

-6월 신양팩토링(대표 오기준, 이경자 부회장의 측근으로 해외 도피중) 개업식에 참석했다고 했는데 많은 화환이 있었나.

"난화분이 많았다.

권노갑 최고위원과 김홍일 의원 명의의 난을 봤다" (정 사장)

"권 최고위원과 김 의원이 난을 보내지 않았다" (이 부회장)

-이한동 총리의 화환은 없었나.

"없었다.

당시 사회를 봤던 최병서씨가 이한동 총리의 축전을 거론했다" (정 사장)

"최병서씨가 전직 대통령을 흉내내고 누가 화환보내줬다는 등 말했는데 정치개그를 하는 것으로 알았고 곧이 듣지 않았다" (원응숙 삼양팩토링 이사)

◆ 금감원 로비의혹

-한국디지탈라인 주식투자 손실분 3억5천만원을 장래찬 전 금감원 국장에게 송금하고 장성환 유일반도체 사장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에 대한 금감원 조사와 관련해 로비를 부탁해 정현준 사장이 평창정보통신 주식과 10억원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장래찬 전 금감원 국장에게 3억5천만원을 송금하고 10억원을 이경자 부회장에게 줬다" (정 사장)

"유조웅 동방금고 대표가 그런(돈을 전달했다는) 얘기는 했지만 10억원도 아니다" (이 부회장)

-이경자 부회장으로부터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을 디지탈라인 회장으로 모시자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느냐.

"있다"(정 사장)

◆ 축소은폐와 정치공세 공방

-지난 10월4일 서울경찰청 ''소공동팀''에 찾아가 진술했나.

"네 차례에 걸쳐 진술했다.

10월10일 동방금고와 관련해 사채내역을 제출했다" (정 사장)

-경찰 진술내용중 권노갑, 김홍일씨 외에 누구를 얘기했나.

"장래찬 국장을 얘기했다.

금감원 위원장도 포함된다.

부원장도 얘기했으나 이름을 몰라 부원장이라고만 얘기했다" (정 사장)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