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신 전문벤처기업 나다텔(대표 김승범)의 황민재 부사장(36)은 기술과 금융이란 두 영역에 모두 정통한 이상적인 벤처CFO로 꼽힌다.

그는 서울공대와 KAIS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앤더슨컨설팅과 IBM에서 컨설턴트를 하면서 금융과 경영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컨설턴트로 일하는 동안 금융기관을 주로 상대한 것이 인연이 돼 아예 금융인으로 변신하기로 했다.

그는 금융인으로의 완벽한 변신을 위해 유학을 결심했고 영국에서 국제금융석사과정을 마쳤다.

금융쪽에서도 국제분야를 선택한 것은 컨설턴트시절 토론토 뉴욕 등 해외에서 다국적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국제금융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공부중이던 지난96년 황 부사장은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에 들어갔다.

그는 올초까지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외국금융기관과 다양한 거래를 해 보았고 펀드를 직접 운용했었다.

이같은 경력이 그의 시야를 기술과 금융분야에서 국제시장으로까지 넓히는데 도움을 줬다.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란 어려운 자격증을 따낸 것도 "준비된 벤처CFO"로 가기 위한 것이다.

런던에서 한국의 IMF위기와 극적인 경제회복을 바라보며 "한국도 IT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귀국했다.

재무담당이사로 출발했던 그는 이런 화려한 경력에 힘입어 1년도 채안돼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업기획까지 맡은 최고재무책임자가 됐다.

대부분 벤처기업 CFO가 금융분야만을 아는데 비해 그는 금융과 기술을 모두 경험해 사업전략과 금융전략을 조화롭게 짜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인들에겐 낯설은 기술기업에서도 그는 엔지니어처럼 말할 수 있다.

국내최초로 개발한 영상회의시스템을 대기업 등에 설치하고 있는 나다텔은 회사 역사가 8년이나 된 중견벤처기업이다.

벤처바람이 불어서 급조된 다른 곳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그는 "벤처업계에 요즘 찬바람이 부는데도 CFO가 자금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나다텔의 견실한 재무구조를 은근히 자랑했다.

안상욱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