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 민주당 의원 cma2000@polcom.co.kr >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 녀석은 준비물이나 숙제가 꽤 많은데 주로 할아버지께서 도와주신다.

나로서는 가끔 "너 숙제 다했니" 아니면 "학교 잘 다녀왔니" 물어보는 것 정도가 엄마노릇의 거의 전부이니,바쁜 엄마를 둔 그 녀석 탓이라고나 할까.

어느 날은 수수께끼를 알아오라는 숙제가 있었는데,할아버지 할머니가 힘을 합쳐 아무리 궁리해도 서너개 이상 적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밤늦은 시각에야 숙제를 다 못한 사실을 알게 된 나도 별달리 수수께끼를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겨우 짜낸 방책이 인터넷 공부방 사이트에 들어가 찾아보는 수밖에.

다행히 괜찮은 수수께끼를 찾아 숙제를 마칠 수 있었다.

두 딸인 누나들은 숙제를 하는데도 인터넷을 활용한지 꽤 오래된다.

이미 PC로 채팅을 하면서 또래문화를 형성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통신망 접근이 어려운 농어촌 어린이나 컴퓨터를 갖지 못하는,가정이 어려운 어린이들이 정보화시대에 얼마나 뒤처지게 될까 하는 염려가 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그때 정보격차를 우려한 셈이 된다.

그런데 올 봄부터는 그런 정보 격차를 일컬어 ''디지털 디바이드''라는 신조어를 만드니,누군지 모르지만 말을 참 잘 만든다.

오늘 이 시대를 ''지식기반사회''라고 한다.

토지와 자본이 부의 창출 기반이던 시대가 가고,이제 그야말로 지식기반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인 것이다.

누가 지식을 활용해 창의적 아이디어와 상품을 만들어 경쟁우위에 서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정보접근이 용이하여 수집된 정보를 지식화할 수 있는 사람에 비해 정보공유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정보 격차(디지털 디바이드)가 곧 빈부 격차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지식정보사회의 진전 속도만큼이나 지식 정보시대의 빈부 격차는 지금까지 겪어온 것보다 훨씬 그 속도가 빠르고 격차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정보 격차의 해소를 단순히 교육적 차원을 넘어 국가적 과제로 설정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