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수입 의류 업체인 신한인터내셔날이 무역서류를 위조해 외화를 불법 인출했던 사건과 관련,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G)이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제기한 신용장대금 청구소송 제2심에서 국내은행들이 승소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SG가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신용장대금 청구소송에 대해 지난달 24일 서울고등법원이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1992년 사건발생 당시 무역어음을 할인해 신한인터내셔날에 돈을 내줬던 SG는 신용장을 개설해준 국내은행에 책임이 있다며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각각 3백87만달러와 3백39만달러의 청구소송을 제기했었다.

8년동안 끌어온 이번 소송에서 2심 재판부가 국내은행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향후 대법원 판결은 물론 홍콩에서 진행중인 소송에서도 국내 은행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한인터내셔날 사건은 1992년 부도위기에 몰린 신한인터내셔날이 신용장 매입 구조를 이용해 위조된 선적서류로 SG 프랑스BNP 캐나다국립은행 등 외국은행들의 홍콩지점에서 3천만달러를 인출한 사건이다.

이들 3개 외국은행들은 신용장을 개설한 국내 서울 상업 제일 하나 등 6개 은행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 신용장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었다.

하나은행 준법감시팀 정병훈 변호사는 "재판의 쟁점은 SG의 신용장 매입일자 조작 여부와 선적서류 위조사실인지 여부였다"며 "재판부가 여러 증거를 종합해 SG가 신한의 부도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신용장을 매입해 줬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당시로서는 큰 금액이어서 당사자간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SG가 우리측 중재안을 거부해 재판을 진행시켰다"고 설명했다.

신한인터내셔날 사건은 당시 외국은행 국내지점 직원들이 신한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가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르는 등 국내외로 큰 파장을 일으켰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