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와 함께 7일 치러진 미국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은 일단 상하 양원 모두에서 지난 94년 이후 지켜온 민주당에 대한 수적인 우위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공화당이 상하 양원에서 다수를 유지하되 민주당에 일부 의석을 내줄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 결과다.

그러나 공화당은 전체 의석수가 아닌 이번 의회 선거만을 놓고 볼때 사실상 민주당에 패배했다.

민주당은 특히 전체 1백명의 상원의원 중 34명에 대해 선거가 이뤄진 상원선거에서 대약진,7일 오후 8시현재(한국시간) 상원 총의석의 절반인 50석을 차지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종전 의석수가 공화당 54석,민주당 46석으로 8석이나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민주당으로서는 커다란 성과를 거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가 뉴욕주에서 공화당의 릭 라지오 하원의원을 물리치고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의 부인으로는 처음으로 선출직에 당선됐다.

또 고어의 러닝메이트인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도 출신주인 코네티컷주에서 승리,민주당의 약진에 일조했다.

물론 부시가 대선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공화당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맡기 때문에 의석분포가 50 대 50이라도 공화당이 상원을 사실상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94년 이후 항상 수적인 열세에 놓였던 상원의석에서 민주당이 공화당과 동수를 이뤘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4백35명 전원에 대한 선거가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2~3석의 의석을 추가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물론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2백21석 안팎을 확보,2백12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에 대해 여전히 10여석의 수적 우위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지난 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26석까지 벌어졌던 의석수 차이를 10여석 차이로 줄이는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이 지난 96년 이후 치러진 의회선거에서 계속 공화당과의 격차를 줄이게 됨에 따라 오는 2002년 치러질 중간선거에서는 상하양원에서 모두 다수당으로 올라설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에도 불구,일단 공화당이 전체 의석에서 수적인 우세를 지켜냄에 따라 미 의회의 정책결정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행정부의 초기 2년을 제외하고 공화당이 계속 상하 양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해온 만큼 과거 6년간 취해온 공화당 주도의 의회 정책기조는 과거와 비교적 일관성을 지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50명 중 10명의 주지사를 새로 뽑는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비슷한 수의 당선자를 내 양당간 격차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선거전 주지사 분포는 공화당 30명 민주당 18명,무소속 2명이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