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중에도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가 또 같지 않다.
먼저 비가 올 때를 보자.
비가 오면 그린이 축축해져 볼이 잘 구르지 않는다.
평소 맑은 날보다 세게 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될 정도가 아닌 상태라면 나는 비오는 날 퍼팅할 때 평소보다 3분의 1 정도 더 강하게 스트로크해 준다.
새벽에 그린이 이슬에 젖어 있을 때는 어떤가.
프로들은 이런 경우 ''그린이 무겁다''고 표현한다.
비가 내릴 때는 볼이 물방울을 미끄러져 간다.
반면 이슬이 있을 경우에는 스트로크한 볼은 퍼팅라인상의 물방울을 감고 굴러간다.
볼에 물방울이 묻힌다는 의미.
따라서 이슬이 있으면 비올 때보다 세게 쳐주어야 한다.
나는 맑은 날씨에서보다 50% 정도 더 강하게 쳐준다.
예컨대 평상시 10m 거리 퍼팅을 하게 된다면 새벽에 15m 거리의 스윙크기로 한다는 얘기다.
또 이같은 이유로 인해 새벽에는 ''브레이크''를 덜 감안해야 한다.
내 경우 평상시의 절반 정도만 고려한다.
퍼팅라인이 곡선이어서 맑은 날 홀옆 10㎝ 지점을 겨냥해야 한다면 이슬이 있을 경우에는 홀옆 5㎝만 보는 식이다.
오후 늦은 시간에도 그린은 변한다.
대부분 골프장의 그린키퍼들은 그린잔디를 아침 일찍 깎는다.
이는 오후로 갈수록 미세하나마 잔디가 길어지고 볼이 덜 구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정상적 그린에서는 그렇다.
따라서 하루중 오후로 갈수록 스트로크를 세게 해야 할 것이다.
계절별로도 그린은 변한다.
국내 코스의 그린은 대부분 ''벤트그라스''다.
이 잔디는 더위와 추위에 약한 것이 특징이다.
여름과 겨울철에는 관리상 제대로 깎을 수 없다.
따라서 국내 그린은 봄 가을에 빠른 편이고 여름 겨울에는 느린 편이다.
특히 겨울엔 눈이나 서리가 내리고 얼기까지 하기 때문에 그린스피드를 종잡을 수 없게 된다.
겨울엔 볼이 그린에 올라가면 2퍼팅으로 마무리하는 데 역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서울CC 헤드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