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공모가 결정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예비입찰)에서 후려치기당할 것에 대비해 미리 본질가치를 부풀려 놓는다''

투신 등의 저가입찰로 공모가격이 본질가치 밑으로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주간사 증권회사들이 공모기업의 본질가치와 미래실적을 고평가했다는 이유로 감독기관으로부터 대거 정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이날까지 접수된 공모주 청약을 위한 유가증권신고서 36건중 11건이 본질가치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기업가치 산정에는 시각차가 있을 수밖에 없고 본질가치를 하향조정했다고 해서 주간사의 분석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수요예측에서 값이 깎일 것에 대비,공모가를 본래 목표대로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본질가치를 부풀리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증권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이앤텍 코웰시스넷 더존디지털웨어 등 3개 기업의 본질가치를 정정 신고했으며 대신증권도 타프시스템 하나투어 등 2개사의 본질가치 산정기준중 매출추정의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 신고서를 고쳤다.

특히 타프시스템의 경우엔 본질가치 산정에 대해 두번이나 지적을 받아 당초 6천80원에서 4천8백74원으로 20%가까이 할인됐다.

한화증권도 크린앤사이언스 마니커 등의 본질가치를 낮게 고쳤다.

그외 교보 부국 신한 등증권사도 본질가치 산정과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한번씩 지적을 받았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