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로 설립될 금융지주회사의 구도를 놓고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4개 은행을 한 지주회사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평화 광주 제주은행 등이 "한빛은행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달말까지 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될 금융기관을 확정하고 설립준비사무국을 설치해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지주회사를 출범시킬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로선 4개 은행을 모두 편입시키는 것이 원칙"이라며 "지주회사는 사실상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맡고 각 금융기관장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종합경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개 은행이 지주회사로 묶일 경우 9월말 기준 총자산 93조9천억원으로 국민은행(93조5천억원)을 제치고 국내 1위가 된다.

정부는 지주회사를 출범시킨 뒤 도.소매를 분리해 도매금융의 경우 은행기능과 종금사의 기능을 합쳐 전문화된 투자은행 형태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금감원은 이날 한빛 등 4개 은행에 대해 공적자금 투입규모를 산정하기 위한 자산.부채실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에 대해 평화 광주 제주은행은 한빛은행과의 지주회사 통합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다른 지방은행까지 합친 별도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위 관계자는 "부실은행이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면서 독자 지주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다만 평화은행은 근로자은행인 점을 감안, 기업금융을 떼낸뒤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한 소형 전문은행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