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는 8일 현재(현지시간) 진행중인 플로리다주의 재검표가 끝나는대로 자신이 차기 미국대통령 당선자로 발표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부시 후보는 딕 체니 러닝메이트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예상대로 자동 재개표 작업에서 승리자가 확인되면 우리의 승리도 결정될 것"이라면서 자신과 체니가 "정·부통령에 곧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흥미진진한 이번 선거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저력이 나타났다"고 평가하고 "어젯밤은 역사적 순간이었으며 멀지않아 모든 결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후보는 이어 앨 고어 후보에게 표를 던진 민주당 지지자들을 향해 "미국은 일단 선거가 끝나면 재단결하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시 후보 진영은 7,8일의 투·개표 과정을 숨 죽이고 지켜보면서 환희와 실망을 함께 맛보아야 했다.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까지 받았다가 뒤늦게 취소 전화를 받는 촌극도 벌어졌다.

부시 후보는 당시 해프닝과 관련, "밖으로 나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고마움도 전달하고 싶었는 데 그(고어 후보)가 앞서 한 얘기를 번복했으며 우리는 여기 이렇게 앉아있다"고 말했다.

부시 후보 진영은 당선 확정 발표가 유보되자 일시 혼란에 빠져들었으며 부시 후보의 당선 소감 연설을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돈 에번스 선거대책본부장의 배경 설명을 듣고 실망을 감춰야 했다.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박빙의 대결을 펼친 7일 선거에서 누가 승리했는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플로리다주 재개표에서 자신의 승리가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고어 후보는 고향인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아직 어제 선거 결과를 알수 없다"고 말했다.

고어 후보 진영은 플로리다주 재개표가 완료되면 고어 후보가 유권자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승리해 명실상부한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데일리 선거대책본부장도 민주당 후보가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 이기고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해 낙선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헌법 위기론을 일축하고 혼돈이 곧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인단 25명이 걸린 플로리다주의 재개표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고어 후보가 현재 "일반 유권자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앞서고 있다"며 승리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미국 언론매체는 출구조사를 토대로 플로리다주에서 고어 후보의 승리를 추측보도했다가 취소한 뒤 부시 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득표차가 너무 적어 승리자를 발표할수 없다"는 플로리다주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미국 대선 사상 초유의 재개표가 결정됐다.

고어 후보의 낙선이 보도되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내슈빌의 한 민주당 지지자는 재개표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열심히 얼굴 화장을 고쳤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