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끝내 ''개표결과 발표 유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이번 미국대선에 대해 국제사회가 다양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도 완벽하지 않다는 냉소적 견해를 내놓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이번 대선이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포스트는 "이번 대선은 미국적인 민주주의 선거제도를 그대로 보여줬다"면서 승패를 결정하게 될 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가 실시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모델이 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에서 한 표가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은 미 대선이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우리가 가장 훌륭한 민주주의국가로부터 보기 원하는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을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평하며 알프레드 히치콕도 이보다 재미있게 쓰진 못했을 것이라고 긴박했던 개표과정을 표현했으나 세계적인 혼란을 야기한 언론의 성급한 보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전날 미 언론의 조지 부시 당선보도를 믿고 호외를 배포했다 수거하느라 애를 먹은 일본의 요미우리신문도 전세계가 미 언론의 성급함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면서 이번 일로 CNN과 NBC ABC방송도 항상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비꼬았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