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무시당하던 해외부재자투표가 이번에 승부를 가를 캐스팅보트로 등장했다.

플로리다주의 고어와 부시 표차가 3백27표로 압축됨에 따라 차기 미대통령은 플로리다주 해외부재자 투표자들의 손에 달렸다.

플로리다주 정부는 "해외거주자들에게 약 3만장의 투표용지를 발부했으며 이중 2천∼3천장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재자들이 부시보다 고어에게 수백표를 더 얹어줄 경우 최종 당선자는 고어가 된다.

해외부재자란 주소는 플로리다주로 등록돼 있지만 군복무나 직장 때문에 현재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이들이 주정부에 투표용지를 보내달라고 우편으로 신청하면 주정부는 이들의 자격요건을 심사해 투표용지를 발부한다.

플로리다주는 발송날짜가 선거 당일(7일) 이내인 투표용지에 한해 선거가 끝난후 10일동안(17일까지) 부재자 투표를 접수한다고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주정부는 2천∼3천장의 부재자투표 용지가 회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정확히 몇장이 실제로 집계대상이 될지는 분명치 않다.

7일자 소인이 찍혀 17일 전에 도착하더라도 봉투에 유권자의 성명과 사인을 기입하지 않으면 무효처리되기 때문이다.

96년 대선의 경우 플로리다주 정부가 약 3만장의 투표용지를 발부해 3천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으나 실제로 유효처리된 것은 2천3백여장이었다.

미국 전체를 놓고 볼 때 부재자의 대부분은 해외주둔 군인이다.

이들은 6 대 4의 비율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6년 대선때 플로리다주 부재자의 56%가 공화당을 찍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의 부재자중에는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이중국적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유태인인 부통령후보 조지프 리버맨을 보고 민주당의 고어를 찍을 경우 선거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