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년이 훨씬 넘는 오랜전통의 "미국식 민주주의"가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재검표에 따른 표차이, 잘못된 투표용지,부정선거의혹등으로 미국식 민주주의가 전세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미국처럼 한 대륙에 맞먹는 큰 나라에서도 각 유권자의 한 표가 실제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한 점에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흔히 민주주의의 모델로 일컬어지는 미국에서 컴퓨터 개표가 미덥지 못해 재개표가 실시됐지만 다시 수작업에 의한 검표가 요구되고 투표용지의 양식이 혼동을 유발했다며 소송이 제기되는 등 정치권이 온통 소용돌이에 말려든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도 허점이 많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복잡한 간선제도인 선거인단 방식이 민의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빚고 있다며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의 이목은 난마처럼 얽힌 지금의 사태가 더 꼬일지,아니면 정치대국답게 순조롭게 풀어낼지에 쏠려 있다.

양측은 문제해결을 위해 서로 협력할 수도 있고 싸울 수도 있다.

물론 현재의 분위기는 양측이 설전과 상호공격을 마다하지 않는 등 매우 험악하다.

하지만 정치분석가들은 미국이 사상초유의 선거혼란을 겪고 있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국불안 염려로 증시가 요동치는등 홍역을 치르고는 있지만 미국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사회가 크게 동요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국민들은 현재의 사태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으므로 정치적이든 법적이든 너무 오래 끌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없다는 시각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