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정선에 국내 최초 내국인 상대 카지노가 문을 열면서 한국에서도 카지노 산업이 본격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이제 고작 2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과거의 이 탄광촌이 한탕주의와 가정파탄 등 사회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걱정이 대단한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추가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는 등 화제를 뿌리고 있다.

세계 카지노 업계의 황제는 미국의 MGM미라지(MGM Mirage,Inc.)다.

MGM그랜드 카지노 그룹이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더 큰 경쟁관계의 미라지 리조트 그룹을 지난 5월 인수하며 MGM미라지가 됐다.

라스베이거스의 MGM그랜드호텔 앤드 카지노, 벨라지오, 미라지, 뉴욕뉴욕, 몬테카를로 등을 비롯해 네바다주 로린시와 프림시, 오하이오주 디트로이트시, 미시시피주 빌록시, 호주 다윈시, 그리고 남아프리카 등지에 모두 18개의 호텔 및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3만7천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연간 4조7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2천5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시가총액 6조원 짜리 회사다.

MGM미라지를 바짝 추격중인 3조7천억원 매출액의 업계 2위 기업인 파크플레이스나 매출액 3조5천억원으로 3위인 하라스 엔터테인먼트에 비해 영업점포 수와 종업원 수에서 다 열세지만 매출, 순익 모두 앞선다.

MGM그랜드에 인수되기 전 미라지 리조트 그룹은 카지노 사업을 종래 조직폭력배 중심 사업에서 월가 주류 투자가들의 본격적인 투자사업으로, 그리고 도박꾼 중심의 사업에서 가족 중심의 종합레저사업으로 일대 전환시킨 역사적 기업이다.

스티브 윈(Steve Wynn) 전 회장이 1978년 당시 나이 36살 때 정크본드의 황제인 마이클 밀큰에게서 카지노사업 밑천을 빌리면서 시작된 미라지 리조트는 미국의 카지노사업을 음습한 뒷골목 사업에서 밝고 명랑한 뉴욕증시의 기린아로 부상케 했다.

그러나 윈 전 회장은 개인 명의의 고서화를 기업측에 비싼 값에 팔거나 임대하고 부인을 비롯한 친인척들을 회사 간부로 기용하며 회사 돈을 자기 개인 돈처럼 쓰는 방탕한 경영 속에 지나친 사업확장을 거듭하다 퇴출됐다.

이에 비해 미라지 리조트를 인수해 MGM미라지 그룹을 이룬 올해 나이 82살의 커크 케코리안은 회사에 아무런 직책도 갖지 않고 순수한 대주주로서 회사 돈으로는 콜라 한잔 거저 얻어먹는 적이 없는 청렴하기 한이 없는 사람이다.

아버지를 따라 아르메니아에서 이민 온 1.5세 이민자로서 10대 때는 복싱선수를 했고 미 공군에서 전투기를 모는 등 치열한 인생을 살았다.

공군 제대 후 전세 여객기를 운영해 사업 밑천을 벌어 라스베이거스에서 부동산을 투자, 큰돈을 벌었다.

1969년 호텔업에 진출, 1973년 드디어 MGM그랜드 카지노를 열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커크 케코리안은 또한 할리우드의 역사 깊은 영화제작사인 메트로-골드윈-마이어(MGM) 스튜디오를 인수해 이를 세 차례에 걸쳐 샀다 팔았다 하며 또한 큰돈을 벌었다.

지금은 이의 8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또 1995년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2백30억달러에 인수하고자 시도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가 당시 매입한 1백50억달러 어치의 크라이슬러 지분 가치는 지금 그 12배가 돼 있다.

MGM스튜디오와 MGM미라지는 각각 관련 업계내 가장 효율적인 회사로서 업계가 모두 과잉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도 MGM스튜디오는 지난 한해 주가가 2배, MGM미라지는 10% 올랐다.

커크 케코리안이야말로 그 자신을 절제할 줄 아는 큰 도박꾼인 셈이다.

전문위원.經營博 shin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