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여자골프의 수준차가 명백하게 드러났다.

김미현(23·ⓝ016·한별)은 제2회 파라다이스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2억원)에서 국내파 선수들에게 세계정상급 골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김미현은 12일 제주 파라다이스CC(파72·길이 6천2백3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아내며 코스레코드이자 국내 LPGA 한 라운드 최소타 타이기록인 9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김은 합계 9언더파 2백7타로 2위그룹을 무려 10타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은 96년 프로데뷔 이후 통산 14승째(국내 11승,해외 3승)를 거뒀다.

김은 이날 오전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30분 가량 코피를 쏟을 정도로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김은 5번홀에서 10번홀까지 공식대회 신기록인 6연속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3,15,17번홀 징검다리 버디를 추가하며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정일미(28·한솔CSN)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10타차 우승은 역대 ''54홀 최다타수차 우승'' 두번째 기록.김은 지난 5월 미국 LPGA투어 퍼스타클래식 1라운드에서도 63타를 친 적이 있다.

이번에 생애 한라운드 최소타 타이기록도 세운 것.

김미현은 또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언더파 기록을 냈다.

국내 선수들은 바람이 많고 그린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제주도에만 오면 무더기 오버파를 양산하는 고질적인 약점을 반복했다.

김미현은 국내에 3주 가량 머무르는 동안 2승을 올렸다.

올 시즌 2승은 김형임(36)과 정일미가 유일하다.

김은 두 개 대회에서 9천만원을 벌어들이며 상금랭킹 3위까지 올랐다.

이날 합계 1오버파 2백17타로 2위에 오른 정일미는 13오버파로 공동 36위에 그친 강수연(24·랭스필드)을 제치고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다.

한편 김미현은 당초 다음주 열리는 미국 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아치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이날 저녁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몸조리를 위해 한국에 머무르기로 했다.

김은 12월2∼3일 열리는 제2회 한·일여자골프대항전에 출전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