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e마켓플레이스에서 경매(옥션)를 통한 제품 판매에 들어갔다.

삼성이 옥션 창구로 이용하는 e마켓플레이스는 지난 8월 출범한 "eHITEX".이곳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의 컴팩 휴렛팩커드,일본의 NEC 히타치등 세계 15개 첨단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eHITEX를 통해 장기 재고로 갖고 있던 IC(집적회로) 메모리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e마켓플레이스 형성초기인 만큼 아직은 온라인상에서 시험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삼성이 e마켓플레이스에서 경매를 실시하는 건수는 한달에 수십여건 정도.거래 규모도 작게는 수만달러에서 수백만달러까지 다양하다.

사이버 옥션의 B2B과정은 이렇다.

삼성은 입찰 품목과 판매량을 선정한다.

물론 회사가 원한다고 해서 모든 품목을 다 경매에 부칠 순 없다고 한다.

eHITEX가 시장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본격적인 입찰절차를 밟게 된다.

입찰 참여 기업은 eHITEX의 사이트에 접속한 후 경매 내용을 파악하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삼성전자(입찰자)에 사이버상에서 문의를 한다.

경매에 참여하길 원하는 기업은 가격을 제시해 응찰하고 당초 삼성전자가 원하는 가격(Target Price)을 충족한 기업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다.

낙찰자 선정은 반드시 가격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삼성이 메모리 제품을 경매에 부치면서 입찰 참여자를 PC조립업체로 한정하면 PC조립업체만이 낙찰자가 될 자격이 있다.

경매를 실시하는 기업이 참여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게 특징이다.

물론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공개되지 않고 철저히 익명성을 보장받는다.

익명성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자칫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경매가 시작돼 최종 낙찰자가 선정될 때까지 통상 2~3일이 걸린다.

즉석(Spot)판매인 경우 하루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오프라인상의 구매의뢰 견적 네고 등을 생략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절차가 단순한 편이다.

낙찰자가 선정된 후 남은 절차는 대금결제와 물품 인도다.

대부분의 e마켓플레이스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가 대금결제에 대한 불안감이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결제에 따른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eHITEX가 안전한 결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별도의 매체를 둬 물품인도와 대금결제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동시에 확인한 후 거래를 최종 성사시키기 때문이다.

삼성측은 아직은 장기 재고 제품을 판매하는 수준에서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신제품의 수요 및 가격조사에 사이버 경매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마켓플레이스를 적절히 활용하면 상품 기획부터 생산계획을 효율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된다.

eHITEX는 B2B 옥션뿐 아니라 <>제품 공동개발 <>공급체계 적격화 <>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현재는 15개사가 별도법인을 설립해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중이지만 앞으로 참여사를 공급자 유통업체 등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경영혁신팀을 중심으로 e마켓플레이스에서 기회를 선점하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