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베리폰 등 다국적 IT업체 10여개가 몰려 있는 방갈로르 윈드터널가(街) 골프뷰홈즈 빌딩 5층.

붉은색의 선명한 LG 간판을 뒤로 하고 들어선 SW 개발센터 한켠에서는 뜻밖의 풍경이 펼쳐진다.

LG와는 전혀 무관한 미국 전자상거래 콘텐츠 업체인 PC닷컴의 SW개발 프로그램이 20여명의 연구 직원들 PC 화면에 가득하다.

PC닷컴 실시콘밸리 본사에서 전날 저녁까지 진행된 전자카탈로그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내려받아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인도 SW 기업들의 주력 수출상품인 ''원격 SW개발'' 서비스다.

지난 98년 정식 법인으로 출범한 LG소프트인디아는 이미 전체 SW 개발량의 80%를 제3국의 기업에 수출하고 있다.

LG전자 등 국내 본사용으로 보내지는 SW는 20%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 올해에만 1천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의 ''인도 아웃소싱(자원 조달)''이 활발하다.

3인방인 LG 삼성 대우는 제각기 독특한 전략으로 인도를 SW 기지로 활용하는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최근엔 소프트테크놀로지스 비티엔 등이 현지 진출에 나서고 있다.

또 동양애드컴은 인도의 양대 사설 IT교육기관의 하나인 압텍과 제휴, SW인력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중 가장 다양한 사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곳은 선발주자인 LG.

2백20여명의 연구원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국내 본사 수요 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들의 개발 용역을 의뢰받아 자체적인 수익사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이 수익 사업분야를 확대, 전자상거래 VoIP(음성인터넷지원) 등의 사업부를 분사시킨다는 방침이다.

외국 투자기관과의 협의가 상당부분 끝난 상태라고 최항준 총괄이사는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사형태로 방갈로르에 나와 있는 삼성 인도연구센터는 삼성전자 자체 SW 개발만을 지원하는 형태다.

반도체를 제외한 무선통신 네트워크장비 등 모든 정보통신 분야의 SW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출시가 임박한 서비스나 제품의 SW를 대부분 담당하고 있다는게 김규출 인도분소장의 설명이다.

델리 인근 구루가온에 있는 대우통신도 주로 국내 본사에 필요한 SW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98년 국산 TDX(전전자 교환기) 사업을 대우통신이 따낸 데는 인도 연구센터의 기술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박대석 센터장은 밝혔다.

한국통신에서 분사한 소프트테크놀로지스는 인도 현지에 SW개발 전용센터를 설립, 국내 중견 IT기업에 필요한 SW를 대신 개발해 준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구루가온에 전용 개발센터 건립을 진행중이다.

김영재 사장은 이와 관련, "이 센터는 인도에 자체 센터를 구축하기 어려운 국내 중견기업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SW인력 교육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