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이제 단순한 자원을 넘어 ‘주권’의 문제가 됐습니다. 전기가 없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도, 반도체 공장도, 휴머노이드 로봇도 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매서운 바닷바람이 몰아친 지난달 19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 해안 언덕에서 만난 신안군 관계자는 바다에 들어선 해상풍력 터빈들을 가리키며 “대한민국의 에너지 미래가 달린 곳”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전남해상풍력은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란 타이틀이 붙은 곳이다. 첫발을 뗀 SK이노베이션 E&S의 풍력단지(96㎿·메가와트)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48조원을 들여 8.2GW(기가와트) 규모로 짓는다.AI 붐이 부른 ‘전기 부족 시대’를 맞아 이 단지를 한국의 산업 생태계를 지키는 ‘에너지 안보’의 최전선으로 키운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인 만큼 세계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배출 저감 정책에도 딱 들어맞는 에너지 시설이다.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우라늄 등 거의 모든 에너지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바람과 햇빛은 아무리 써도 닳지 않는 ‘국산 연료’다. 정부는 전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부하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거둔다는 계획이다.바다에 전남해상풍력이 있다면 땅에는 전남 나주시의 ‘에너지 밸리’가 있다. 전남을 중심으로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정부와 나주시는 20년 뒤 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이 될 핵융합 기술 기반 ‘인공태양’ 프로젝트에
미국 태양광 시장을 둘러싼 전망에 ‘장밋빛’만 있는 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태양광 보조금 감축 계획이 들어 있어서다. 업계에선 태양광 보조금이 줄어들면 산업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우려한다. 하지만 법안에 ‘미국의 탈(脫)중국’ 방침이 명시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에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2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OBBBA에는 태양광단지를 세울 때 제공한 투자세액공제(ITC) 혜택을 조기 종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은 그동안 태양광단지 투자비의 30~50%를 세금에서 공제해 현금으로 지급했는데, 오는 7월 4일 이후 착공한 단지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당 일 이후 착공한 단지는 내년 말까지 전력을 생산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세액공제 혜택 단축이 단기적으론 미국 태양광 시장을 얼어붙게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NEF는 올해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 증가율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액공제가 사라지기 전에 태양광 시설을 지으려고 몰렸던 수요가 끝나면 당분간 수요 절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 태양광 기업이 세계 2위 태양광 시장인 미국에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OBBBA가 세액공제 기간 단축 외에도 중국을 겨냥한 해외우려기관(FEOC) 조항을 두고 있어서다. 조항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소재를 쓰는 기업은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룽지에너지, 트리나솔라 등 중국 강자들이 더 이상 미국에서 저가 공세를 펼칠 수 없다는 얘기다.한화솔루션, OCI홀딩스는
에너지가 미래 경쟁력을 가른다는 판단에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태양광산업에 뛰어든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자동차와 휴머노이드, 우주선에 이어 태양광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2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부터 직접 설계·생산한 신형 주택용 태양광 모듈을 생산한다. 외부 업체에 맡겼던 태양광 관련 사업을 직접 하기로 한 것이다. 테슬라는 3년 내 100기가와트(GW)의 생산 규모를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력단지와 산업용 대형 태양광 모듈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이렇게 되면 테슬라는 기존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전력 효율 소프트웨어와 맞물려 ‘태양광 모듈-태양광 인버터-ESS-전력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테슬라가 전체 태양광 시장의 파이를 키우면 국내 기업이 낙수효과를 누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성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