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개항 하루 전인 D-1일 밤 11시 김포국제공항.

마지막 비행기가 도착하자마자 각종 컴퓨터와 검사장비 등을 가득 실은 수백대의 트럭이 황급히 김포공항을 빠져나간다.

비행기를 견인할 때 쓰는 무게 60t짜리 토잉트랙터 20여대는 경찰차의 호위 속에 특수차량에 한대씩 실려 인천 율도를 통해 바다를 건넌다.

인천국제공항 오픈을 1시간 앞둔 D일 새벽 5시.

단군이래 최대의 이사 작전은 무사히 마무리된다''

내년 3월말 개항 예정인 인천국제공항으로 각종 장비를 옮기는 김포공항의 마지막 날 ''이사 작전'' 시나리오다.

워낙 짐이 많은 데다 마지막 입국 고객까지 처리한 뒤 장비를 옮겨야 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이사에 비상이 걸렸다.

가용시간은 불과 7시간 정도.

이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승객이나 짐을 제대로 검색하지 못한 채 내보내야 한다.

비행기 이륙과 도착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김포공항에 들어있는 국내외 항공사와 각급 기관들은 벌써부터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군사훈련을 방불케 할 정도의 치밀한 작전을 세우고 있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사전담팀을 구성,4단계 ''작전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인천공항 개항일인 D일을 기준으로 사전 이사(내년초∼D-7일),집중 이사(D-7일∼D-1일),주력 이사(D-1일 밤11시∼D일 오전6시),사후 이사(D+7일)로 나눠 치밀한 작전을 짜고 있다.

옮길 장비와 물품은 줄잡아 5t짜리 화물트럭 4천여대 분량.

지난 98년 대전 정부청사 이전 때보다 3배이상 많은 규모다.

게다가 값 비싸고 무거운 장비가 많아 보통 이사와는 상황이 다르다.

이사의 하이라이트는 개항 전날 밤 이뤄지는 ''주력 이전''.

이때 몰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삿짐 수송 트럭만 4백여대에 달한다.

마지막까지 운행할 승객수송용 버스 등과 세관 법무부 등 입주기관의 짐까지 포함하면 줄잡아 1천여대가 몇시간 안에 움직여야 한다.

이번 이사에서 가장 큰 고민은 토잉트랙터를 어떻게 수송하느냐는 것.

토잉트랙터의 무게가 최대 60t이나 돼 신공항고속도로의 허용중량(40t)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도를 거쳐 배로 수송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천항의 특성상 만조 때만 수송이 가능하다.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물때를 놓쳐 토잉트랙터를 신공항에 제때 도착시키지 못할 경우 비행기가 이착륙하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에따라 공단은 육로와 바닷길을 포함한 ''분(分)단위''의 토잉트랙터 이전계획을 세우고 있다.

워낙 이사규모가 크다 보니 문젯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당장 수천대의 차량과 인원을 한꺼번에 동원하는 게 급선무다.

국내의 모든 운송회사를 동원해야 할 판이다.

개항 전날 밤의 경우엔 운송회사들에 다른 화물을 받지 말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들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나갈 경우 통행로 주변의 교통이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인천국제공항 이전전담팀 이근영 부장은 "이번 이사는 육·해·공을 망라하는 사상최대의 작전이 될 것"이라며 "개항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물품별 시간대별 시나리오를 작성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