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의무화는 소비자 주권을 침해하고 전자상거래를 위축시키는 독소조항이다"(인터넷서점 알라딘 조유식 대표)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출판계의 싸움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출판사·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간의 갈등으로 전개돼 왔던 이 싸움이 출판사와 대형서점간의 마찰로 확대되더니 인터넷 서점들의 내부분열까지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 소속 2백여개 출판사는 지난달부터 인터넷 서점에 책 공급을 중단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함께 서울역 광장에서 ''도서정가제 입법 촉구 및 전국출판·서점인 결의대회''를 여는 등 장외투쟁에 나섰다.
이에 대응,북스포유 인터파크 알라딘 등 10개 인터넷 서점들은 ''인터넷서점대책협의회''를 발족시키고 법률회사인 로미디어 그룹의 조용호 변호사를 고문변호사로 선임,향후 법적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출판사들이 9일부터 교보·영풍·신촌문고 등 서울 시내 3개 대형서점에 책 공급을 중단하면서 출판사와 대형서점들의 ''내부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대형서점들이 인터넷 서점과 거래하는 출판사들의 책을 매장에서 빼기로 한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출판·서점업계가 진흙탕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이번 싸움은 정작 본질은 놓아둔채 변죽만을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위축되고 있는 출판시장을 볼 때 도서정가제를 유지하느냐 폐지하느냐 하는 문제는 핵심이 아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우리 출판·서점업계의 뿌리깊은 고질병으로 남아있는 유통단계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과학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 출판·서점업계는 온.오프라인 모두 제 몫만 찾으려고 무작정 목소리를 높일게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을 도입해 소비자가 저절로 책을 잡도록 만드는게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강동균 문화레저부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