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218) 제2부 : IMF시대 <7> 대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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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동이 트기 바로 전 유난히 짙은 안개가 골프장을 덮고 있었다.
첫 티오프 시간보다 30분 먼저 황무석은 12월 초순의 좀 추운 날씨였지만 대해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대해컨트리클럽의 첫홀을 안개 속에서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추며 혼자 걸었다.
그는 새벽 한기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두꺼운 방한복을 걸치고 있었다.
지난 월요일 골프장의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매일같이 새벽 일찍 출근해 골프장을 순회했다.
골프장의 정비상태를 점검하고 새로이 지시할 일을 찾기 위해서였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 무슨 짓을 하든 건강을 예전으로 회복하자는 굳은 결심을 한지가 꽤 오래됐다.
그가 무슨 지병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강했던 아랫도리의 힘이 예전에 비해 약화된 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세상의 어느 지병 못지않게 신경쓰이는 것이었고,특히 근래에 와서는 오늘 새벽 출근 때처럼 자주 두통이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그는 걷기를 계속했다.
황무석은 둘째 홀 티그라운드에서부터 뛰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는 가쁜 숨을 내쉬며 페어웨이 위에 주저앉았다.
그는 방금 뛰어 온 거리를 눈으로 대충 재어보았다.
기껏해야 1백50m를 넘지 않을 듯했다.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 건지 기껏 1백50m를 뛰었다고 숨이 차 주저앉아야 하는 자신이 믿어지지 않았다.
황무석은 머리 왼쪽에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꼈다.
왼손주먹으로 머리 왼쪽을 때렸다.
잠시 후 통증이 잦아들었다.
그는 다시 일어나 걸어가다 갑자기 한 곳에 서서 귀를 귀울였다.
저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시골에서 새벽에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이상한 일일 수 없지만 왠지 모르게 지금 들리는 개 짖는 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황무석은 세번째 홀 티그라운드에 서서 쭉 뻗은 파 5홀짜리 페어웨이와 4백15m 전방에 있는 그린에 시선을 보냈다.
그가 특별하게 애착을 갖는 홀이었다.
그런 이유가 있었다.
드라이버와 스푼 투샷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는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몇 사람 되지 않을 것이고 더구나 나이 50대 중반을 넘은 사람이 두 번에 한 번쯤은 투 온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바로 자신이 그런 사람이었다.
진성호도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니까 투 온할 수 있지만 자기 나이가 되면 그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황무석은 생각했다.
황무석은 진성호에게 생각이 미치자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이미지의 범죄행위는 시간문제지 어떻게든 드러날 것이고 자신의 첫 아이의 엄마가 될 이미지가 감옥에서 옥살이할 동안 진성호라는 인간은 어떻게 변모될지 궁금해졌다.
진성호는 분명히 그런 불행한 환경을 잊어버리려고 최선을 다해 사업에 몰두할 것이고 사업에의 몰두는 그에게 더 큰 부를 가져올 것이다.
어느 시점에 진성호는 돈 쓸 데를 찾으려고 지루한 시간을 보낼 것이고,자신의 가치가 돈으로만 판단된다는 끊임없는 불안에 휩싸일 것이고,거부가 가져다줄 외로움을 없애기 위해 짜릿한 위기를 무턱대고 찾아갈 것이고,마지막으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찾으려고 허둥대다 불행 속에서 일생을 끝마칠 것이라고 황무석은 상상해보았다.
동이 트기 바로 전 유난히 짙은 안개가 골프장을 덮고 있었다.
첫 티오프 시간보다 30분 먼저 황무석은 12월 초순의 좀 추운 날씨였지만 대해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대해컨트리클럽의 첫홀을 안개 속에서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추며 혼자 걸었다.
그는 새벽 한기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두꺼운 방한복을 걸치고 있었다.
지난 월요일 골프장의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매일같이 새벽 일찍 출근해 골프장을 순회했다.
골프장의 정비상태를 점검하고 새로이 지시할 일을 찾기 위해서였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 무슨 짓을 하든 건강을 예전으로 회복하자는 굳은 결심을 한지가 꽤 오래됐다.
그가 무슨 지병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강했던 아랫도리의 힘이 예전에 비해 약화된 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세상의 어느 지병 못지않게 신경쓰이는 것이었고,특히 근래에 와서는 오늘 새벽 출근 때처럼 자주 두통이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그는 걷기를 계속했다.
황무석은 둘째 홀 티그라운드에서부터 뛰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는 가쁜 숨을 내쉬며 페어웨이 위에 주저앉았다.
그는 방금 뛰어 온 거리를 눈으로 대충 재어보았다.
기껏해야 1백50m를 넘지 않을 듯했다.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 건지 기껏 1백50m를 뛰었다고 숨이 차 주저앉아야 하는 자신이 믿어지지 않았다.
황무석은 머리 왼쪽에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꼈다.
왼손주먹으로 머리 왼쪽을 때렸다.
잠시 후 통증이 잦아들었다.
그는 다시 일어나 걸어가다 갑자기 한 곳에 서서 귀를 귀울였다.
저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시골에서 새벽에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이상한 일일 수 없지만 왠지 모르게 지금 들리는 개 짖는 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황무석은 세번째 홀 티그라운드에 서서 쭉 뻗은 파 5홀짜리 페어웨이와 4백15m 전방에 있는 그린에 시선을 보냈다.
그가 특별하게 애착을 갖는 홀이었다.
그런 이유가 있었다.
드라이버와 스푼 투샷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는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몇 사람 되지 않을 것이고 더구나 나이 50대 중반을 넘은 사람이 두 번에 한 번쯤은 투 온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바로 자신이 그런 사람이었다.
진성호도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니까 투 온할 수 있지만 자기 나이가 되면 그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황무석은 생각했다.
황무석은 진성호에게 생각이 미치자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이미지의 범죄행위는 시간문제지 어떻게든 드러날 것이고 자신의 첫 아이의 엄마가 될 이미지가 감옥에서 옥살이할 동안 진성호라는 인간은 어떻게 변모될지 궁금해졌다.
진성호는 분명히 그런 불행한 환경을 잊어버리려고 최선을 다해 사업에 몰두할 것이고 사업에의 몰두는 그에게 더 큰 부를 가져올 것이다.
어느 시점에 진성호는 돈 쓸 데를 찾으려고 지루한 시간을 보낼 것이고,자신의 가치가 돈으로만 판단된다는 끊임없는 불안에 휩싸일 것이고,거부가 가져다줄 외로움을 없애기 위해 짜릿한 위기를 무턱대고 찾아갈 것이고,마지막으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찾으려고 허둥대다 불행 속에서 일생을 끝마칠 것이라고 황무석은 상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