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12월 결산법인들은 3·4분기 들어 실적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올들어 3·4분기까지의 외형이 지난해 연간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곳은 수두룩하다.

그러나 3·4분기 실적을 2·4분기와 비교해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매출신장률이 둔화되고 순익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외에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난데다 코스닥 기업들의 주요 영업기반인 통신서비스 및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규모를 줄이거나 투자시기를 늦춘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벤처기업은 3?4분기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무려 64%나 감소해 수익모델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코스닥 기업의 실적은 영업환경 등의 변화에 따라 일희일비했다.

단말기제조업과 통신서비스 업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단말기 보조금 폐지로 제조업체들은 울상이 됐지만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만성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거나 적자규모를 부쩍 줄였다.

▲호전 업종=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는 업종으로 인터넷 콘텐츠와 홈쇼핑 업체,일부 기술주 등을 꼽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 이루넷 네오위즈 코네스 등의 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은 콘텐츠 유료화 성공 단계에 들어서면서 대규모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엔씨소프트는 3·4분기 중 인터넷 게임 로열티를 해외로부터 받기도 했다.

홈쇼핑 업체들의 업황도 여전히 맑았다.

케이블TV를 통해 시장을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CJ39쇼핑의 경우엔 제일제당에 인수된 이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적지 않았던 탓에 수익성은 조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서비스 업종은 실적이 급속 호전됐다.

지난 5월 단말기 보조금 폐지로 가장 혜택을 받은 업종이다.

지난해 6천억원대에 달하던 보조금 부담이 사라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한통프리텔은 6백92억여원의 순이익을 냈다.

LG텔레콤은 여전히 적자였다.

그러나 3·4분기 적자규모는 9백47억원으로 2·4분기(1천1백42억원)보다 줄었다.

▲부진 업종=단말기 제조업체는 보조금 폐지 조치로 된서리를 맞았다.

적자를 낸 텔슨전자를 제외하면 세원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씨엔아이 와이드텔레콤 텔슨정보통신 등 주요 단말기 업체가 모두 이익을 남겼으나 증가세는 두드러지게 둔화됐다.

세원텔레콤의 경우 2·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8백24억원과 21억원이었으나 3·4분기엔 7백14억원과 14억원으로 줄었다.

통신장비 업체들은 경기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

통신서비스 업체들이 경기를 감안해 설비투자 규모나 시기를 조정함에 따라 실적도 움츠러들었다.

삼우통신은 2·4분기 30억원대의 순이익을 냈으나 3·4분기엔 1억원대로 줄었다.

매출도 3백92억원에서 1백50억원대로 낮아졌다.

인터넷포털 업체와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실적부진이 여전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새롬기술은 실적부진이 여전했다.

다음은 올들어 3·4분기 30억원을 비롯 올들어 9월말까지 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새롬은 3·4분기까지 영업손실이 1백11억원에 11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새롬기술의 3·4분기 영업손실은 72억원대에 달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