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속기록 삭제와 총무의 유감표명 수준에서 한발짝도 물러설수 없다면서도 정창화 총무 등이 김용갑 의원을 설득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국회파행은 탄핵소추안의 국회보고를 저지하기 위한 여당의 의도된 움직임"이라고 비난하는 등 역공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관련,권철현 대변인은 "총재단 회의에서 야당의 수습노력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파탄시킨 것은 여당의 반의회주의적 발상 때문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권 대변인은 또 "이회창 총재가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공적자금 50조원을 적시에 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까지 했는데 여당의 이같은 태도는 또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수밖에 없다"며 여당을 비난했다.

한나라당이 전날의 수세에서 이같은 공세적 방어로 전환한 것은 김 의원 발언에 대한 당 지도부의 ''사전인지설''과 당내분란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한나라당 한 부총재는 "정책위의장단 등이 김 의원으로부터 전날 미리 받아 검토한 원고에 ''노동당 2중대''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어 삭제를 요구했으며 김 의원으로부터 ''그러겠다''는 확답을 얻었다"고 사전인지설을 주장했다.

이는 "전날 검토한 김의원의 원고에 다소 거친 표현들이 있어 순화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2중대등의 표현은 없었다"며 김 의원 발언을 ''우발적 사건''으로 규정한 정창화 총무의 설명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이부영 부총재 등 개혁성향 의원들이 김 의원의 발언에 집단 반발할 움직임 마저 보이고 있어 이 총재가 역공을 통한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회파행에 따른 비난여론을 감안,당 지도부가 김 의원과 수차례 접촉하는등 사태수습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