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죄수 세명이 탈주한다.

주도자는 뺀질한 에버렛 율리시즈(조지 클루니).덜떨어진 피트(존 터투로)와 델마(팀 블레이크 넬슨)는 율리시즈가 고향에 숨겨둔 보물이 댐건설에 수장될 위기에 처했다는 말에 혹해 따라나섰다.

갑부가 될 꿈에 부푼 이들은 험한 여정을 시작한다.

코언 형제의 최신작인 "오!형제여 어디에 있는가"(O,Brother,Where Art Thou)는 고대 그리스 호머의 대서사시 "오딧세이"를 원작으로 삼은 코미디다.

무대는 1930년대 대공황기 미국 남부.감옥에서 탈출한 죄수 세명은 영웅 율리시즈처럼 고향으로 가는길에 온갖 기이한 사건과 황당한 모험을 겪는다.

운명을 예언하는 장님노인,연못에서 만난 여인들의 유혹,다른 남자와 약혼한 아내(홀리 헌터)처럼 원작을 뒤튼 유머와 재기가 유쾌하다.

조지 클루니의 변신은 단연 돋보인다.

포마드로 머리를 넘겨대고 잘때는 머리에 보호망까지 뒤집어쓰는 그가 선보이는 익살스런 춤과 노래는 두고두고 인상깊다.

코언영화의 단골배우인 존 터투로의 연기도 여전히 빼어나다.

하지만 영화는 신화를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하거나 시대를 통찰하는 상징과 은유를 담지는 않는다.

명랑하고 낙천적인 코미디속에 과거 코언 형제의 작품에 흘렀던 웃음끝에 짙게 남던 역설의 미학도 많이 희석됐다.

18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