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티베트의 한 국경마을에 승려들이 찾아온다.

4년전 서거한 13대 달라이 라마의 환생을 찾아다니던 승려들이다.

그들은 눈이 맑은 두살배기 어린 소년 라모 된둡을 14대 달라이 라마의 후보로 지목한다.

몇가지 시험을 통과한 소년은 다섯살때 "쿤둔"(티벳어로 고귀한 존재라는 뜻)으로 모셔진다.

미국 현대영화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쿤둔"(원제 Kundun)은 "살아있는 부처"로 불리는 14대 달라이 라마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다.

어린나이에 티벳의 정신적.정치적 지도자가 된 달라이 라마가 2차대전후 공산화된 중국의 침공과 민족 대학살을 겪으며 격동의 시대를 지탱하는 모습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담하게 따라간다.

고결한 드라마를 이끄는 시적인 대사들과 유려한 영상은 신비롭다.

학살당한 수천명의 티베트인을 붉은 꽃잎처럼 비추어 내거나 색모래로 그린 아름다운 만다라를 흩뜨리며 얻어지는 감각적인 이미지들은 강하게 각인된다.

달라이 라마의 조카가 달라이 라마 생모역을 맡는등 배우들은 전부 아마추어지만 연기는 순수하고 진지하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달라이 라마는 정신의 세계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항상 나를 끌어당겼다.

현대에 정신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지,육체에 내재한 정신이 과연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나 "비열한 거리"등의 출발점에 같이 서있다"고 했다.

97년 아카데미 작곡상과 촬영상을 받았다.

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