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안경 없이도 3차원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가 세계최초로 선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손정영 박사팀과 멀티아이코리아는 총 46억원의 연구비를 투입,''무(無)안경식 입체영상 기술''을 수술용 내시경에 접목시킨 의료기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입체영상 의료기기를 이용하면 의사들이 화면 좌우로 각각 45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특수안경 없이도 화면에서 튀어나온 듯한 생생한 입체영상을 볼 수 있다.

외국에도 유사한 장비가 있지만 화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뿐 아니라 시야각도가 좌우로 각각 5도여서 여러사람이 동시에 영상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손정영 박사는 "위 종양을 치료할 경우 기존 내시경을 사용하면 종양의 유무는 알 수 있지만 크기나 거리를 가늠할 수 없다"며 "레이저로 종양 제거 수술을 할 때 이 장비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입체영상의료 장비를 이용할 경우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정확도를 현재보다 60% 정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체영상 의료기기는 다시점카메라로 촬영한 환자의 인체사진을 영상신호 변환장치를 통해 디지털신호로 배열한 뒤 ''홀로그래픽스크린''에 투사시킨다.

손 박사가 개발한 홀로그래픽 스크린은 이 신호를 입체적으로 재조합,외부에서 특수안경 없이도 3차원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무안경식 입체영상기술은 내시경뿐만 아니라 초음파,X-선,CT,MRI 등 다양한 영상의료장비에 응용할 수 있으며 3차원 관련 게임이나 군사용 시뮬레이션 등 비의료분야에서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

멀티아이코리아측는 입체영상 의료기기를 내년초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며 시판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30% 싸게 책정할 예정이다.

이 의료기기는 내·외과,정형외과,성형외과 분야의 수술용과 세포·혈액검사,물리치료,교육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 3차원 입체영상 관련기술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현재 3차원 관련 게임·그래픽 분야의 시장규모는 약 5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일본의 경우 앞으로 3차원 TV기술시장만 1천억엔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3차원 입체영상기술''을 10년 중점연구 6대 과제로 선정해 연구를 진행시켜 왔다.

한편 이번에 개발된 의료기기 개발 내용이 포함된 논문은 지난 5일 보스턴에서 열린 ''크리티컬 리뷰''에서 발표돼 호평을 받았다.

크리티컬 리뷰는 매년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신기술의 논문을 발표하는 권위있는 행사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