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 등록기업들은 기업간 부문간 심한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지난 3분기에도 사상 최대의 호황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최근의 급격한 경기침체 조짐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기는 하나 3분기 동안 상장기업들은 5조3천억원의 순익을 추가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익이 이미 사상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연간 순익 12조4천억원을 훨씬 초과한 16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면에서는 구조적인 취약성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순익이 일부 기업에 편중돼 있어 몇몇 기업의 호황을 전반적인 호황으로 확대 해석하는 이른바 착시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체로는 사상최대의 순익규모를 기록했다고는 하나 순익이 상위 5개기업에 80%나 편중돼 있어 이들 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은 변변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3분기까지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값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 채산성 면에서 유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유가인상분이 본격 반영될 4분기 이후 이들 기업들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다.

이런 면에서 지난 3년간의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채산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분기 동안 상장기업들은 평균 4.4%의 순이익률을 기록해 2분기의 3.2%보다는 개선됐다고 하나 다른 나라 기업에 비해 아직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코스닥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불과 2.2%에 불과해 대다수의 코스닥 기업들이 아직도 확실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더 걱정되는 것은 퇴출 등의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의 부실징후 기업이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상장사들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2.0으로 나타나 상반기의 1.9에 비해 다소 나아졌다. 하지만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37%인 1백93개사에 달하고 전체의 11.2%인 58개사는 0.1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항상 생존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여건악화로 급격한 위축조짐을 보이고 있어 기업경영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기업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