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완역본(솔·각권 8천원) 32권 중 5권이 먼저 나왔다.

일본 소설가 야마오카 소하치(1907∼1978)가 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950년부터 1967년까지 17년간 일본 주니치,홋카이도,고베신문에 연속으로 4천7백회나 연재됐던 작품.

1950년대 말 일본 고단샤는 신문연재 중인 작품을 출판,3천만부를 팔았고 이후 누적 판매량이 1억부를 넘는다.

문고판 등을 합치면 판매부수는 1억5천만부를 상회,고단샤측도 정확한 통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부분 번역판이 나와 ''대망(大望)''이라는 이름의 전집물로 1970년대 서가를 장식했었다.

이번 완역판은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이길진씨가 3년여에 걸쳐 집필한 것으로 기존의 축역과 오역을 대폭 교정했다.

이씨는 누락 등으로 인한 원본의 왜곡을 바로 잡고 읽기 쉬운 현대 한국어로 바꿨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 전국시대를 평정한 국민적 영웅.

군웅할거시대를 청산하고 천하통일을 이뤄 근대봉건제 사회를 확립했다.

대하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아카자키 성주로 태어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오다 노부나가의 강요로 맏아들을 죽이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여동생인 유부녀를 정실로 맞는 등 온갖 굴욕을 겪으면서도 천하통일의 대망을 이뤄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삶은 끊임없는 오해로 점철돼 있다.

이 작품이 경제경영서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까닭은 용병 및 처세의 금과옥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부하를 데리고 있으려면 자기 몫을 줄여서라도 부하에게 배고프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부하는 인연으로 묶여서도,비위를 맞춰서도,위압적이어서도,방심하게 해서도 안된다.

부하는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등이 그 예다.

조직관리에 관한 철학을 담고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950년대 일본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루는 데 일조했다.

''난세에 인간의 얄팍한 책략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천하에는 꼭 받들어야 할 대의명분이 있는 법,그 대의를 깨닫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등은 이상소설의 면모를 엿보게 해 준다.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는 1945년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진정 평화란 가능한 것인지''알고 싶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참된 평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실증한 인물.

그 조건을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물을 만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삶이 만인의,만인에 대한 투쟁인 현실에서 이 책이 진정 평화를 권면하는 책인지 교묘하게 잘 싸우는 법을 가르치는 책인지는 재고해 봐야 한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