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자리를 지키려면 연말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

삼성 LG SK를 비롯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투자설명회(IR)를 진두지휘하면서 주가에 영향 을 미칠 인사들을 아침저녁으로 배알(?)하러 다니는 등 주가관리 총력전을 펴고 있다.

대기업 CEO들이 주가 끌어올리기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연말 경영평가를 받을 때 실적 못지 않게 주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모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는 "연초에 기대에 부풀었던 스톡옵션이 물거품이 돼버린 상황이어서 임원들도 풀이 죽어있다"고 말했다.

또 그룹내 상호출자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경우 결산 때 자기자본이 줄게 돼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등 그룹의 신용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올해 사상 최대인 8조원 이상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보이는 삼성그룹조차 계열사 최고 경영자들이 주가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삼성은 전체 경영평가의 30%를 주가와 시가총액으로 하기 때문에 계열사 사장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78.7% 하락했다.

국내 상장기업의 전체 시가총액 하락률(41.9%)보다 훨씬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져 최고경영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전체 시장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작았던 SK그룹도 계열사별로 연말 IR계획을 수립했다.

SK(주)는 이달 말께 대덕기술원에서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R&D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 간판급 기업들은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