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이 끝나고 정회가 선포된 후 이만섭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의장실로 자리를 옮기자 민주당 박광태,김방림,김희선 의원 등 20여명은 의장실로 몰려갔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거 의장실로 진입해 "기표 준비가 완료됐으니 사회를 봐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박광태 의원 등은 "의장님 일어서면 다칩니다"라며 이 의장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았다.

이에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 등이 박 의원에게 "15대때 그만큼 했으면 됐지 3선의원이나 되신 분이 왜 이래요. 의장님 비키라고 말해주세요"라며 말했으나 박 의원은 "날치기를 막으려 한다"며 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의장은 "(여당의원들에게)막으려면 자민련을 막아야지 왜 의장을 막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런 와중에 여야 의원들은 "언제부터 여당했나","언제부터 야당 했다고 그래","깡패 아니야","왜 반말해"라는 말이 잇따르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의장실에서 여야가 대치하던 중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은 "민주당이 왜 의장실을 점거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방림 의원은 "여당 총무가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약속대로 사회를 해 주길 기대하며 어렵다면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겨달라"고 요구했으나 이 의장은 "여당 총무가 올 때까지 기다리자"며 사회권을 이양하지 않았다.

정 총무가 거듭 사회권 이양을 요구하자 민주당 배기선 의원 등은 "총무와 협의해야 하니 총무가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응수했다.

여야 의원간 실랑이가 계속되던 중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11시 57분께 의장실에 와서 한나라당 정 총무와 만났으나 자정이 넘어 본회의는 자동 유회됐다.


<>.자민련은 이날 김종호 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오찬모임을 가진데 이어 대정부질의가 끝나고서도 의원모임을 갖는 등 소속의원들의 표결불참 유도했으나 강창희 정진석 의원등이 표결참여 주장을 굽히지 않아 난기류가 이어졌다.

이어 자정이 임박하면서 강창희 이완구 정진석 김학원 이재선 정우택 오장섭 함석재등 8명의 의원이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한나라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자민련 의원들은 홍사덕 부의장이 사회권을 진행하겠다는 한나라당의 협조요청에 대해 "이만섭 의장이 사회를 보지 않으면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18일 새벽 1시까지 기다리던 자민련 의원들은 표결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며 본회의장을 나섰다.

이어진 의원모임에서 김종호 대행이 "박수받고 왔느냐"고 묻자 강창희 부총재는 "그냥 갔다오면 되는 것이지..."라며 득의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김학원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이만섭 의장이 본회의장을 나가는 것을 막지도 않고 정치쇼를 했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김남국.김미라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