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 대신 매매시점을 결정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증시에 발을 담그고 있는 투자자라면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프로투자자든 아마추어든 종목을 선정할 때보다 주식을 사고 팔때 심한 동요와 갈등을 느끼게 된다.

기껏 오르는 종목을 샀더라도 조금더 올라가겠지라는 생각에 매도타이밍을 놓치기 일쑤고 주가가 하락할 때는 곧 반등할 것이라는 집착 때문에 손실폭이 확대되곤 한다.

"시스템트레이딩"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런 대목이다.

프로그램화된 하나의 시스템이 자동으로 매수.매도시점을 알려줘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준다는 것이 근본취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스템트레이딩이 마술램프의 요정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맹신하기 보다는 하나의 투자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시스템트레이딩의 효용=장세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는 혼조양상이 벌어지면서 시스템트레이딩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속앓이를 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증거다.

증권사에 따라 사용방법이나 활용도는 조금 다르지만 시스템트레이딩의 근본원리는 동일하다.

궁극적으로 매수.매도타이밍을 자동적으로 알려주는게 주목적이다.

매매타이밍은 갖가지 기술적지표에 의해 도출된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일정한 수식을 입력,특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이 나타나면 투자자들에게 매수나 매도주문 신호를 알려준다.

투자자들이 원한다면 자동으로 매수.매도주문이 나가게 할 수도 있다.

시스템트레이딩의 가장 큰 장점은 주가추세를 따라가는데 있다.

주가가 상승세의 조짐을 보이면 추격매수하여 그 이익을 취하고 다시 하락세의 조짐을 보이면 재빨리 빠져 나와 위험을 관리하게 된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증시격언에 충실한 시스템이다.

물론 이런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유동성이 확보된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

유통물량이 적은 주식은 매매신호가 나와봐야 헛일이기 때문이다.

<>어떤게 있나=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시스템트레이딩은 제일투신증권의 "예스트레이더",팍스넷의 "팍스매매신호",교보증권의 "앵커스팟"과 "오토스탁"등이 있다.

이밖에 LG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신증권도 "스톱로스(Stop Loss)"라는 프로그램을 이달중 전 사이버 고객에게 확대실시할 계획이다.

대부분은 홈페이지나 증권사 영업점을 통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팍스넷은 월 33~99만원을 받는 유료서비스다.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서비스 제공회사들은 모두 직접투자에 비해 우수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요즘같은 박스권장세에서는 시스템트레이딩이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주가등락에 따라 여러번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팍스넷에 따르면 거래소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1일 주당 15만5백원에서 매수시그널이 발생했고 이어 7일에는 17만5천원에서 매도신호가 나타났다.

이 시그널을 그대로 따랐을 경우 일주일만에 16%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제일투자신탁증권도 최근 실시한 "예스트레이더 수식공모"결과,수익률이 평균 1.4~8%대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특히 20위권내의 상위입상자들은 모두 30%이상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유의점=시스템트레이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스템트레이딩에 대한 규제를 강화키로 하고 다음달중 감독방안을 마련,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거래와 데이트레이딩이 늘어나면서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트레이딩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전검증이 미흡하고 과장광고 등으로 인한 투자자피해가 우려된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보의 불균형이 심각한 현 상황에서 시스템트레이딩은 개인들이 기관투자가들과 대적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며 "이 서비스의 사용여부는 전적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