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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0일자) 지배주주 못나오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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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인삼공사를 지배주주가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민영화해야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장은 여러가지로 생각해볼 점이 있다.

    비슷한 주장이 이미 여러차례 되풀이된 바 있어 새로운 내용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타당성을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KDI는 담배산업의 특수성과 국민경제적 영향을 고려할 때 민영화이후 지배경영구조는 책임전문경영체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 형식이 개인연구보고서지만 KDI,나아가서는 정부의 구상을 밝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KDI가 말하는 ''담배산업의 특수성과 국민경제적 영향''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으나,이런 발상이 자본주의체제에 걸맞는지 의문을 갖는다.

    은행은 은행기기 때문에,담배인삼공사는 담배산업이기 때문에 지배주주를 배제해야한다는 식의 생각은 매우 곤란하다고 본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된 전문경영자체제는 선진 자본주의의 보편화된 형태임에 분명하나,그것은 시장의 선택에의한 결과이지 제도적으로 지배주주를 배제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적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점주주 또는 지배주주의 출현을 제도적으로 봉쇄한 허울뿐인 전문경영인체제가 실질적으로 관치를 의미한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부실덩어리가 돼버린 은행이 그 좋은 예다.

    경영자를 뽑을 수 있는 영향력있는 지배주주 또는 과점주주가 없으면 경영자추천위원회등 별별 치장을 다해놔도 결국 인사권은 정부가 행사하게 마련이다.

    공기업민영화의 본래 취지가 무엇인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민영화가 단순히 정부보유주식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효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면 지배주주가 나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오랜 기간 정부입김에 따라 움직여온 관성을 깨뜨리지 않으면 정부주식이 없어지더라도 경영패턴이 달라지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KDI는 정부 스스로 간섭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져야한다고도 밝혔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이런 듣기좋은 말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해당사자들의 자율적인 견제와 균형이 발휘될 수 있어야 바람직한 경영이 가능해진다.

    민영화된 공기업이 제대로 되려면 정부의 ''선의''에 못지않게 정부관계자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경영지배구조가 갖춰지도록 해야한다.

    지배주주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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