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경영진이 사재를 출자하고 계열분리를 앞당긴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정몽헌 회장의 자구계획 발표후 기자들과 만나 "현대그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했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현대건설의 자구방안은 매각대상과 인수주체가 확실해 현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내놓을 수 있는 자구안을 다 내놓았지만 현대건설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지원이 불가피한게 현실이다.

따라서 채권단 내부에서는 만기연장을 내년에도 적용하고 향후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 행장은 "현대가 이번 자구안을 충실히 이행하면 연말까지 신규자금 지원은 필요없을 것"이라며 "다음달 하순쯤에 이행실적과 향후 영업전망 등을 감안해 추가 만기연장및 자금지원여부를 채권단협의회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5천6백억원의 자금을 공모사채및 해외기관 차입금 상환용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날 발표한 1조2천9백74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에서 올 연말까지 들어올 수 있는 자금은 이보다 많은 6천2백54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서산농장 매각대금으로 연내 들어올 3천억원중 선수금외 9백억원이 과연 들어올지, 1천6백64억원의 기존 부동산매각및 채권회수 작업이 제대로 될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1조8천5백46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되는 데다 올해 채권단이 연장해 준 6천9백억원의 채권도 상환해야 한다.

김 행장은 이에 대해 "연말까지 자구계획을 확실히 완료하면 신용등급도 올라가 현대건설이 회사채 차환발행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