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 에번스.토머스 워스터 지음 ]

인터넷 열풍과 그로 인한 산업과 기업의 변화모습을 다룬 책은 많지만 대부분 변화방향과 성공사례를 묘사할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인터넷에 의한 산업 및 기업혁신의 근간이 되는 정보의 특성과 활용전략에 대한 저자들의 분석력과 통찰력이 돋보인다.

또한 경영자가 막연하고 추상적인 정보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현상분석과 대안개발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이론적 지침과 현장사례를 제공한다.

저자는 정보의 윤택성과 도달성의 개념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윤택성은 정보의 깊이와 폭을, 도달성은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의 수를 가리키는데 이 둘간에는 반비례 관계가 존재한다.

즉 원하는 만큼의 정보의 질과 양을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기존 산업 프로세스와 조직구조는 이러한 기술적 한계 내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이 정보의 윤택성과 도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경제적인 기술적 수단을 제공하게 됐다.

경영자는 인터넷 기술을 통해 정보의 윤택성과 도달성이라는 두 가지 변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에 의한 정보법칙의 변화는 곧 기존 법칙에 기반한 가치사슬의 붕괴를 의미한다.

공급자.수요자와의 관계, 기업간 경쟁 및 협력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며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경계와 구조, 기능에도 큰 변화를 초래한다.

이제 전혀 새로운 형태와 내용을 지닌 가치사슬이 탄생할 수 있으며 기존에 믿고 따르던 경영전략이나 조직원칙 등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 경영자는 변화의 동인을 이해하고 경쟁기업에 앞서 기존 가치사슬의 파괴자이자 새로운 프로세스의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경영자가 이를 위해 의지할 철칙이나 전략은 없다.

다만 새로운 시각에서 변화의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 대상이 무엇이든 변화가 필요할 경우 과감히 실행에 옮기는 결단력, 그리고 상황에 맞추어 유연히 대응할 수 있는 조직적 유연성이 중요할 뿐이다.

< 인터젠 컨설팅 그룹 대표.이화여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
ycpark@interg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