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직에서 물러나면 대학 3학년으로 편입해 2년쯤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싶습니다.3년동안 한국통신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처음 세웠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해 여한은 없습니다"

내달 29일 물러나는 한국통신 이계철(60) 사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임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3년전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한국통신을 돈 버는 회사로 바꿔놓겠다''고 단단히 결심했다"면서 "독한 마음이 없었더라면 종업원을 1만4천명이나 감원하고 수익성 없는 사업을 과감하게 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대적인 구조조정 덕분에 올해 1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기를 석달쯤 남겨놓고 사임한 것이 외압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면서 "35년간 통신분야에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한국통신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한 끝에 결심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취임하는 신임사장이 인사를 단행하면 조직이 더욱 안정되고 경영공백도 그만큼 없어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는데도 불구하고 노사관계가 오히려 안정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다만 "재임기간중 전화요금체제 리밸랜싱(재조정)을 마무리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 사장은 "통신시장이 변한 만큼 요금체제도 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