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조건없는 3개월간의 유급 휴가,티벳으로의 여행"

대부분의 월급쟁이들에겐 꿈같은 이러한 일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비록 대선이 혼미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증시는 죽을 써도 미국의 근로자들만은 장기호황덕에 유례없는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21일 "호경기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높은 이직률이 미국 근로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복지후생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경영자들이 최근 조건없는 장기휴가,복지시설 확충,두둑한 보너스 등 각종 인센티브를 동원해 인력 유출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감원대상이 될까 조마조마해하는 한국 근로자들의 현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애틀랜타에 있는 마케팅업체 GEM그룹에 다니는 사라 라이어슨.

그는 최근 티베트·동남아여행을 갔다오기 위해 3개월간 휴직계를 냈다.

그의 보스는 두말않고 유급휴가를 허락했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그의 자리는 "안전하다"는 언질까지 곁들였다.

이 회사는 현재 3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에게 90일간의 유급휴가를 보장해주고 있다.

댈러스의 물류업체 직원인 마르시아 레니한은 지난 6월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여름내내 휴가를 보내달라고 신청했다.

회사측의 대답은 "예스"였다.

휴스턴의 한 컨테이너업체는 일부 직원들이 1년에 7∼8개월만 일하고도 연봉은 1년치를 제대로 다 받으며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2∼3년전만해도 이처럼 여행이나 가사 등 개인적인 이유로 장기휴가를 받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휴직계는 곧 ''사직서''나 다름없이 취급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력이 달리고 이직률이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경영자들은 처음엔 ''울며 겨자먹기''식의 태도를 보였지만 이제는 점차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카고 소재 인력관리업체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의 존 챌린저 사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수한 인력을 잃고 싶지 않으면 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