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예작가 신포 유이치의 베스트셀러 "화이트아웃"(95년작)을 스크린에 옮겼다.

제작비 10억엔(약 1백52억원)을 투입했고 오다 유지등 스타배우를 동원한 일본판 블록버스터다.

일본에선 지난 8월 개봉된 후 현재까지 3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제목인 "화이트아웃"(원제 Whiteout)이란 심한 눈보라속에 눈의 난반사로 주변이 온통 하얗게 보이게 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기상용어.방향과 거리감을 상실하게 돼 종종 산악인들이 조난당하는 원인이 된다.

반정부 테러집단이 일본 최대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댐을 점령한다.

댐직원들을 인질로 삼은 테러리스트들은 인근 도시를 수장시키겠다며 정부측에 50억엔을 요구한다.

24시간의 시간이 주어지고 경찰본부는 분주하게 대책을 세운다.

하지만 "화이트아웃"이 난무하는 악천후속에 댐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우연히 댐외부에 있던 안전관리 요원 토가시(오다 유지)는 동료들을 구하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홀로 적들을 섬멸하는 오다 유지의 활약은 "다이하드"를 닮았고 극의 또다른 축인 경찰 수사부의 모습은 "춤추는 대수사선"과 흡사하다.

비교적 튼실한 스토리 라인으로 중반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던 영화는 후반에 들면서 꼬이기 시작한다.

추락해 폭파된 헬기에서 그을린 자국하나 없이 살아나는 적장이나 0.46초 전에 폭파를 막아내는 상투적이고 무리한 결말에는 실소가 터진다.

일본영화의 독특한 매력없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답습하는데 그친 아쉬움을 남긴다.

25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